오랫동안 방치됐다가 사라진 카드 포인트가 작년에도 1000억원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용하지 않은 채 카드사에 쌓여 있는 카드 포인트도 2조350억원에 달했다.
29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신한 삼성 KB국민 현대 롯데 우리 하나 비씨 등 국내 8개 카드사의 포인트 잔액은 지난해 총 2조347억원이었다. 2020년(2조261억원) 처음으로 2조원을 넘은 뒤 작년에 90억원가량 더 늘었다. 성인 한 명당 신용카드 4.2장을 갖고 있을 만큼 카드 사용이 활발하다 보니 국내에서 연간 새로 생겨나고 다 쓰지 못해 남는 카드 포인트는 매년 늘어나고 있다.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일정 비율·한도만큼 받을 수 있는 포인트는 대표적인 소비자 혜택이다. 현금으로 바꾸거나 대금 결제, 세금 납부, 연회비 납부 등에 쓸 수 있다. 유효기간 내 사용하지 않아 소멸된 카드 포인트는 지난해 1019억4400만원에 달했다. 2017년 1151억원에서 매년 조금씩 줄어 2020년 981억원으로 약 10년 만에 처음으로 1000억원 밑으로 내려갔지만 작년에 다시 늘어난 것이다.
카드사별로 보면 소멸 포인트가 많았던 카드사는 신한(193억원) 현대(189억원) 국민(149억원) 삼성(142억원) 순이었다. 발생액 대비 소멸 포인트 비율은 비씨(26.1%)가 가장 높았고 우리(4.5%) 삼성(3.3%) 하나(3%) 순이었다.
카드 포인트는 적립 후 5년이 지나면 사용할 수 없다. 카드사들은 유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매달 명세서에 소멸 예정 포인트와 시기를 안내하고 있으므로 이를 유심히 확인해야 한다. 카드 포인트는 1포인트부터 현금 1원으로 간편하게 바꿀 수도 있다. 예전에는 각 카드사를 통해서만 전환이 가능했지만 지난해부터는 여신금융협회 홈페이지·앱 내 ‘카드포인트 통합조회·계좌이체’ 서비스나 금융결제원 ‘어카운트인포’ 앱으로 모든 카드사의 포인트를 통합 조회하고 한 번에 지정한 계좌로 이체할 수 있다.
윤 의원은 “카드사들은 명세서 등에 포인트 사용 안내를 포함하고, 소비자들도 잔여 포인트를 주기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