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산사태 위험 지역 1만8000곳 조사

입력 2022-06-29 17:10
수정 2022-06-30 00:28
산사태는 여름철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재난 불청객 중 하나다. 29일 산림청에 따르면 최근 10년(2012~2021년)간 산사태로 2603㏊의 산림이 피해를 봤다. 재산 피해도 6018억800만원에 달한다. 산사태로 인한 사망자도 18명에 이른다. 주로 8월(48.8%), 9월(24.7%)에 집중적으로 발생했고 영남(35.0%)과 중부(26.0%)지역에 가장 큰 피해를 줬다. 한국 산림은 산사태에 취약한 구조다. 연평균 강수량 1300㎜의 대부분이 하절기에 집중되고 산림 경사가 급하며 응집력이 낮은 마사토 비중이 높아서다.

산림청 관계자는 “이상기후로 한반도에 영향을 주는 태풍의 수가 증가하고 장마 기간이 늘어나는 등 산사태 예방에 취약한 기후조건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위적 개발지 인근에서 피해가 지속 발생하고 있고, 올해는 특히 봄철 경북 및 강원 대형산불 피해 지역에서의 토사 유출이 크게 우려되고 있다.

산림청은 올해 산사태 대비를 위해 4대 분야 14개 과제를 선정하고 추진 중이다. 집중호우 및 태풍 등으로 발생하는 산사태로 인한 인명 및 재산 피해 최소화를 목표로 세웠다. 산사태 발생 우려 지역 조사를 지난해부터 기존 5000개소에서 1만8000개소로 늘렸다. 2025년까지 총 9만 개소로 확대할 계획이다. 산사태정보시스템을 통해 기존 1시간 전에 제공하던 산사태 예측 정보를 24시간 전까지 대폭 앞당겨 주민 대피를 위한 골든타임을 확보하기로 했다.

산림청은 산사태 예방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는 구조물인 사방댐도 현재 704개소를 건설 중이다. 사방댐은 태풍 등의 영향으로 산사태나 홍수로 흘러 내려오는 토석류를 막기 위해 계곡 등에 설치하는 둑이다. 높이 3~4m, 폭 20~30m 안팎의 댐과 석축을 군데군데 설치해 물 흐름에 따른 지반 유실을 막고 유속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급류를 타고 밀려오는 토석이나 나뭇가지 등을 차단해 아래쪽 주거지와 경작지 등을 보호한다. 남성현 산림청장은 “재난관리 부처, 지방자치단체 등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집중호우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원=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