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세 둔화" 전망에 카카오뱅크 8% 급락…상장 이후 주가 최저치

입력 2022-06-29 11:45
수정 2022-06-29 14:13

카카오뱅크 주가가 8% 넘게 급락해 상장 이후 역대 최저점으로 떨어졌다. 그동안 주가를 뒷받침 해온 성장세가 향후 꺾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29일 오전 카카오뱅크는 8.44% 하락한 3만900원에 거래 중이다. 장중 3만650원까지 밀리며 상장 이후 역대 최저점을 기록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8월18일 9만4400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이후 하락세를 그려오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들어 국내 증시가 약세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주가가 47% 넘게 빠졌다. 이 기간 코스피(-20.31%)보다 더 큰 낙폭을 보였다. 은행 대장주인 KB금융, 신한지주가 올들어 각각 ?12.5%, 2.28%의 등락률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더욱 차이가 컸다.

최근 금융감독원을 비롯한 규제당국이 은행권에 대한 ‘이자 장사’ 비판에 나서면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고 있는데다, 상장 초기 지나친 고평가를 받아 높게 형성됐던 주가가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내려가고 있다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1분기 당기 순이익은 668억원으로 시장 예상치(컨센서스)인 776억원을 밑돌았다.

은행업이라는 특성상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에 따라 카카오뱅크의 성장 가능성이 크게 제한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따라 초기 고성장을 보였던 카카오뱅크의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증권들사도 카카오뱅크의 성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DB금융투자는 이날 카카오뱅크의 목표주가를 2만4600원, 투자의견을 '언더퍼폼(기대 미달)'으로 제시했다. 현재 주가가 3만원대임을 고려하면 사실상 '매도' 의견이나 다름 없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카카오뱅크가 초기에는 높은 성장률을 보였지만 올 1분기 처음으로 분기대출 증가액이 1000억원대에 그치는 등 성장 둔화를 보이고 있다”며 “금융 당국이 가계대출 증가 억제를 위해 대출 규제를 펼치면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카카오뱅크가 주택담보대출과 자영업자 대출 시장에 새롭게 진출한다는 점은 희망적이나, 이미 주담대 시장이 금리 상승 및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규제로 연간 10조원 규모로 크게 위축돼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최초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과도한 프리미엄과 금융플랫폼 비즈니스 확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 주가가 높게 형성됐던 것이 사실”이라며 “카카오뱅크가 금융플랫폼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수수료와 플랫폼 수익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보여야 하지만 성적은 시장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