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박한 슬로플레이션…"최소 1년, 최장 3년" [조재길의 글로벌마켓나우]

입력 2022-06-29 07:38
수정 2022-07-17 02:29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일제히 약세를 보였습니다. S&P500지수는 다시 약세장(전 고점 대비 20% 하락)에 재진입했습니다. ‘경기 침체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확산했습니다.

대표 지수인 S&P500지수는 전날보다 2.01% 떨어진 3,821.55, 나스닥지수는 2.98% 밀린 11,181.54, 다우지수는 1.56% 하락한 30,946.99로 각각 장을 마쳤습니다.

이날 나온 경기 지표가 타격을 줬습니다.

비영리 시장조사 기관인 컨퍼런스보드에 따르면 6월의 소비자신뢰지수는 98.7로, 시장 예상치(100.0)를 밑돌았습니다. 작년 2월 이후 최저치였습니다.

특히 기대지수가 전달의 73.7에서 66.4로 크게 낮아졌습니다. 2013년 3월 이후 최저 기록입니다.

리치몬드연방은행의 이달 제조업지수도 추락했습니다. 마이너스 19로, 전달(-9)은 물론 예상치(-5)를 크게 하회했습니다.

미국 중앙은행(Fed)과 월가에선 미 경제의 침체 여부를 놓고 엇갈린 전망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다만 Fed는 경기 둔화가 예상되나 침체가 아니라는 입장인 반면 월가에선 침체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은행 총재는 이날 CNBC 인터뷰에서 “올해 성장률이 둔화하겠지만 경기 침체를 기본 가정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1.5% 역성장했고, 2분기에도 저성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애틀랜타연은의 ‘GDP나우’에 따르면 2분기 성장률은 0.3%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윌리엄스 총재는 “물가가 뛰고 있지만 경제는 여전히 탄탄하다”며 “우리는 침체(recession)가 아니라 둔화(slowdown)가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경기 둔화로 소비·수요가 낮아지면 인플레이션이 다소 진정될 수 있으리란 기대입니다.

윌리엄스 총재는 “올해 성장률은 1.0~1.5%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연은 총재 역시 “올해 경제가 (잠재성장률 정도인) 2%를 밑돌겠지만 마이너스는 안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는 “실업률이 조금 올라갈 가능성이 있지만 실제 침체로 빠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경제는 이미 침체에 빠져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타겟 월마트 등 소매업체들의 재고가 엄청나게 늘어났다”며 “앞으로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에드 야데니 야데니리서치 최고투자전략가(CIS)는 “원유 구리 등 원자재 가격이 최근 하락세를 보인 건 또 다른 침체 신호”라고 했습니다. 원자재가 인플레이션 전망치의 실시간 지표가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판단입니다.

채권 금리는 거의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연 3.20%로 전날 대비 변화가 없었고, 2년 만기 금리는 3.10%로 2bp(0.02%포인트) 올랐습니다.

국제 유가는 공급 우려 속에서 3거래일째 상승했습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날 대비 2.19달러 오른 배럴당 111.76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2.89달러 뛴 배럴당 117.58달러 올랐습니다.

리비아에 이어 에콰도르에서도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면서 생산 차질이 심화하고 있습니다. 에콰도르 내 반정부 시위대의 도로 봉쇄로 48시간 내 생산이 완전히 중단될 것이란 우려가 나왔습니다. 에콰도르는 종전까지 하루 52만 배럴씩 생산해온 산유국입니다.

이날의 ‘글로벌마켓나우’ 이슈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약세장 재진입 ② 폭스바겐 야심 ③ 배당 올려도 밀린 은행주 ④ “7월 독일 소비 최저 될 것” ⑤ ‘외환 비상’ 헝가리 ⑥ 이번엔 에콰도르 유가 폭탄 등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한경 글로벌마켓 유튜브 및 한경닷컴 방송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