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유명 건설회사도 한때는 내수 시장에서 시공 위주 사업에 주력하던 ‘우물 안 개구리’였다. 하지만 혁신을 거듭한 끝에 사업 다각화와 수익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독일 1위 건설업체인 호흐티프는 해외 시장에서 출구를 찾아 글로벌 2위로 도약했다. 미국계 건설관리(CM) 업체인 터너, 호주의 부동산 개발전문업체 레이튼 등을 잇달아 인수했다. 호흐티프의 독일을 포함한 유럽 매출 비중은 10%대까지 줄었다. 대신 아시아·태평양·아프리카 70%, 미주 20% 등 매출의 90%가 해외에서 나온다.
1899년 설립된 프랑스 최대 건설사 방시는 전문 건설사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압축 성장했다. 자회사만 2200개가 넘는다. 방시가 다양한 자회사를 사들인 건 밸류체인을 구축하기 위해서였다. 지난해 매출 기준 글로벌 3위인 방시는 자회사들을 통해 설계·건설·금융·운영 서비스 등을 모두 제공하는 ‘원스톱 멀티 사업구조’를 구축했다.
최현대 서울대 엔지니어링개발연구센터 교수는 “방시의 사업은 건설 상품의 생산부터 공급에 이르는 밸류체인으로 부가가치를 높이는 구조”라고 말했다.
스웨덴 최대 건설사 스칸스카(글로벌 8위)는 현지화에서 해답을 찾은 사례다. 이 건설사는 여러 현지 법인을 인수해 사업을 철저히 현지 인력에게 맡겼다. 소규모 공사로 수익을 내는 데 주력했다는 것이 특이점이다. 규모만 크고 수익성은 낮은 프로젝트보다 내실을 따지고 리스크를 낮춘 것이다.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기술경영연구실 연구위원은 “현지에 익숙하고 오랫동안 살아온 전문 인력이 직접 사업을 결정하는 수준까지 현지화가 이뤄져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