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 ㈜한진 사장이 경영 복귀 3년 만에 공식 기자간담회에 나섰다. 그는 회사의 질을 높이기 위한 인수합병(M&A)에는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산업계에선 지금까지 미등기 임원으로 남아 있는 조 사장의 경영 보폭이 더욱 넓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진은 2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비전 2025’를 발표했다. 창립 80주년을 맞는 2025년까지 1조1000억원을 투자해 ‘아시아 대표 스마트 솔루션 물류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노삼석 한진 사장은 “2025년까지 매출 4조5000억원, 영업이익 2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지난해의 두 배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조현민 사장도 직접 마이크를 잡고 한진의 미래 방향성에 관해 설명했다. 조 사장은 2018년 3월 있었던 이른바 ‘물컵 갑질’ 사건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가 2019년 6월 경영에 복귀했다.
이후 한진그룹 항공 관련 계열사 경영에선 손을 떼고 한진으로 자리를 옮겼다. 올해 초 미래 성장전략 및 마케팅 총괄 사장으로 승진한 조 사장이 공식 석상에서 경영 계획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조 사장은 로지스틱스(물류)와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로지테인먼트’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진이 이날 처음으로 공개한 ‘한진 로지버스 아일랜드’가 조 사장이 주도하는 대표 사업이다.
한진 로지버스 아일랜드는 한진이 국내 물류 업계 최초로 메타버스 플랫폼에 구축한 가상 물류 공간이다. 조 사장은 “재미없고 부담스럽게 여겨지는 물류를 친근하게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는 마케팅 활동이 로지테인먼트”라며 “앞으로도 한진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조 사장은 M&A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조 사장은 “조양호 선대 회장이 기업을 인수하기보단 직접 사업을 키우겠다는 의지가 강해 한진이 그간 M&A에 소극적이었던 게 사실”이라며 “단순히 회사의 몸집을 키우려는 목적이 아니라 사업의 질을 높이기 위한 M&A라면 앞으로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