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무풍 에어컨 스탠드형이 누적 판매 200만대를 돌파했다. 올해 물가 상승으로 인해 가전 소비가 줄어들 것이란 예측이 나오지만, 삼성전자는 올 여름도 무풍 에어컨 판매량이 지난해를 능가할 것이란 기대감을 내비쳤다.
삼성전자는 28일 '에어컨 혁신 기술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2016년 세계 최초 개발된 무풍 에어컨은 초속 0.15m 이하 바람으로 실내 온도를 균일하게 유지해주는 제품이다.
무풍 에어컨은 삼성전자의 전체 에어컨 판매량의 90%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스탠드형 가정용 에어컨에서 출발한 무풍 에어컨은 현재 비스포크 등 라인업이 총 60개에 달한다. 올해 기준 전 세계 78개국에서 무풍 에어컨이 판매 중이다.
이경주 삼성전자 에어솔루션 제품기획 프로는 "올해 이른 더위가 찾아왔고 6월부터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면서 에어컨 수요도 지난해 이상으로 생각하고 있다. 무풍 에어컨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봐 수요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에어컨 곰팡이 우려 불식...진화하는 무풍 에어컨에어컨의 가장 큰 약점은 '곰팡이'다. 더운 공기를 차갑게 만드는 과정에서 열 교환기에 물방울이 맺히기 때문. 에어컨 내부 습도가 올라가면 각종 미생물이나 곰팡이 포자가 에어컨 내부에 증식하기 쉬워진다. 따라서 제품에서 퀴퀴한 냄새가 나거나 곰팡이가 피기도 한다.
무풍 에어컨 또한 이러한 문제를 피해 갈 수 없었다. 삼성전자는 '자동 청소 건조 기능'을 탑재해 이를 해결했다. 에어컨을 끄면 약 10분간 약풍으로 열 교환기를 건조하고, 자동으로 에어컨 내부 습도를 측정해 최대 30분까지 추가로 무풍 건조를 진행해 미생물 번식을 막는다. 에어컨을 셀프 분리해 청소할 수 있는 구조도 채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자동 건조 기능은 열교환기를 말려줘 집 안에 있는 냄새들이 열교환기에 흡착되는 것을 막을 수도 있다"며 "이러한 기능들 덕분에 이용자들 불만 사항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찬바람 필요한 시간 10분...석빙고에서 아이디어이날 삼성전자는 무풍 에어컨이 개발되기까지의 과정도 상세하게 소개했다.
처음 무풍 콘셉트를 개발할 당시 삼성전자는 국내 소비자들이 에어컨을 사용하는 시간은 하루 평균 약 4시간30분이지만, 실제 찬바람이 필요한 시간은 단 10분이고 이후에는 찬바람이 피부에 직접 닿을 때 불쾌감을 느낀다는 조사 결과에 착안해 제품을 기획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직바람은 없으면서도 냉기는 간직한 석빙고의 과학적 원리를 활용해 기류감을 최소화한 바람을 구현했다. 무풍 에어컨의 특징인 전면 패널에 적용된 메탈 소재의 스피커와 같은 미세한 구멍 '마이크로홀'이 핵심 기술이다. 직경 1㎜ 이하의 마이크로 홀을 최대 27만개를 촘촘하게 배치해 부드러우면서도 시원한 냉기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무풍 에어컨에 실내외 열교환기 면적을 각각 36%, 67%가량 늘리고 인버터 모터와 압축기 효율을 끌어올려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모델을 13개 출시했다. 업계 최다 수준이다. 회사 관계자는 "1등급 모델은 2등급 모델 대비 에너지를 14% 절감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노수혁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상무는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무풍 기술을 바탕으로 소비자 맞춤형 에어컨을 다양하게 개발해 무풍 생태계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라면서 "스마트싱스 홈 라이프를 통해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해 나에게 맞는 제품 사용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