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가수의 이름을 딴 숲을 서울 시내에 조성한다. K팝 팬덤이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한다는 취지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일환이기도 하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이 같은 목적의 ‘숲;트리밍’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27일 발표했다. 멜론 유료 회원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가수의 이름을 딴 숲을 만들 수 있다. 멜론 정기결제권 이용자가 숲;트리밍 페이지에서 가수를 선택하면 매달 결제금액의 2%가 자동으로 적립된다. 가장 가입자가 많은 월 8900원 스트리밍 이용권을 쓴다면 매달 178원이 적립된다.
국내 음원 전송사용료 징수 규정에 따른 창작자 몫 정산이 완료된 뒤 멜론의 수익 부분에서만 적립이 이뤄진다. 해당 아티스트 앞으로 총 2000만원이 적립되면 모은 금액을 서울환경연합에 기부한다. 서울환경연합은 서울에 가수의 이름을 딴 숲을 조성할 예정이다.
이번 숲;트리밍 프로젝트는 K팝 팬들이 지구를 위해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게 한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이전에도 일부 K팝 아티스트의 팬들이 자발적 모금을 통해 국내외에 숲을 조성한 사례가 있었지만, 비용 문제로 대규모 팬덤을 위주로 이뤄졌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팬덤도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무 심기는 매년 봄과 가을에 이뤄질 예정이다. 목표 금액인 2000만원을 빠르게 채우는 아티스트가 있다면 올해 하반기 숲 조성이 시작된다. ‘K팝 숲’은 서울 내 50㎡(약 15평) 정도의 공간을 확보해 큰 나무 2~3그루와 작은 나무 400여 그루를 심는 방식으로 꾸며진다. 회사 관계자는 “나무 한 그루는 연간 35.7g의 미세먼지를 흡수한다”며 “숲 하나당 가정용 세탁기 용량과 맞먹는 14㎏ 이상의 미세먼지를 처리할 수 있는 셈”이라고 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