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목소리에 귀 기울여라"…1등 브랜드는 달랐다

입력 2022-06-27 18:10
수정 2022-06-28 00:40
코로나19가 3년째 이어지면서 기업들의 브랜드 마케팅 활동에도 변화가 생겼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 소비자와의 비대면 접점을 넓히는 게 중요해졌다. 특히 오프라인 매장은 온라인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추세다. 특정 매장을 ‘핫플레이스’로 꾸민 뒤 해당 매장과 관련한 콘텐츠를 SNS 등으로 퍼 나르는 식이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 대표이사 사장 한수희)은 ‘2022년도 제7차 소비자가 가장 추천하는 브랜드’ 조사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올해 ‘소비자가 가장 추천하는 브랜드’ 조사는 소비재 14개, 내구재 12개, 서비스재 24개로 총 50개 산업군에 걸쳐 이뤄졌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0월 초부터 올해 1월 중순까지 국내 소비 활동을 하는 한국인 만 15세 이상~만 60세 미만 남녀 1만1800명을 대상으로 1 대 1 개별 면접 방식을 통해 진행됐다.

KMAC는 이번 조사에서 ‘보이는 목소리’와 ‘보이지 않는 목소리’ 등을 두루 감안했다. 보이는 목소리는 경험 고객과 잠재 고객에 대한 직접적인 조사 결과다. 보이지 않는 목소리는 코로나19 이후 더욱 활발해진 SNS와 커뮤니티 등에서 광범위하게 형성된 고객의 반응을 의미한다.

올해 소비자에게 필요한 가치를 제공해 강력한 추천을 받은 분야별 1위 브랜드는 소비재 부문에서 정관장(건강식품), 테라(국산 맥주), 마데카솔(상처·흉터 치료제), 처음처럼(소주), 락토핏(유산균 제품), 닥터포헤어(탈모 샴푸)였다.

내구재 부문에선 귀뚜라미보일러(가정용 보일러), 코웨이 공기청정기(공기청정기), 삼성 비스포크(냉장고), LG 트롬(드럼세탁기), 세라젬(생활의료가전), LG 휘센(에어컨), 쿠쿠 전기레인지(전기레인지) 등이 분야별 1위를 차지했다.

서비스재 부문에선 천일고속(고속버스), AXA 다이렉트자동차보험(다이렉트자동차보험), 라이나생명보험(생명보험), KB국민카드(신용카드), 로젠택배(택배서비스) 등이 분야별 최고 브랜드로 선정됐다. 이기동 KMAC 사업가치진단본부장은 “팬데믹 기간 동안 전 연령대에 걸친 디지털 가속화와 함께 온라인 구전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귀뚜라미보일러, 친환경 보일러 개발 앞장
가정용보일러 부문 1위귀뚜라미보일러는 열효율과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뛰어나면서도 부피는 작은 친환경 보일러 개발과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친환경 보일러의 고성능화와 대중화, 다양화가 이 회사의 목표다.

‘귀뚜라미 거꾸로 ECO 콘덴싱 L10 가스 보일러’가 대표 제품이다. 이 제품엔 1차와 2차 열교환기를 하나로 합친 일체형 교환기가 들어간다. 기존 콘덴싱 보일러와 구분되는 대목이다. 사용자 난방비 부담은 덜고, 공간 활용도를 높여주는 효과를 낸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제품의 질소산화물(NOx) 배출농도는 환경부 인증 기준치보다 낮은 8~12ppm이다. 라이나생명보험, 헬스서비스 기업으로 진화
생명보험 부문 1위라이나생명보험은 소비자 보호 지표에서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는 보험회사다. 국내 최초로 ‘무진단·무심사 보험’과 ‘치아보험·실버 암보험’을 선보이는 등 서비스 혁신을 지속한 결과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라이나생명보험은 건강보험 위주로 상품 라인업을 구성했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삶의 안정을 얻을 수 있게 하는 보험의 본질에 집중하겠다는 설명이다. 최근엔 초고령화 시대 흐름에 맞는 보장성보험을 많이 선보였다. 가입자와 가입자 가족 삶을 책임지는 ‘헬스 서비스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도 정했다. 세라젬, 전국 120여 곳서 체험 마케팅 펼쳐
생활의료가전 부문 1위세라젬은 ‘소비자가 가장 추천하는 브랜드’ 생활 의료가전 부문에서 2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체험 마케팅으로 소비자에게 충분한 체험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이 긍정적 평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회사는 카페 형태로 누구나 부담 없이 척추 의료가전을 이용해볼 수 있는 직영 체험매장 ‘웰카페’를 전국 120여 곳에서 운영 중이다. 10일간 제품을 사용해보는 ‘홈 체험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그만큼 제품 품질에 자신이 있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전문가가 주기적으로 방문해 사후서비스를 무료 제공하는 ‘세라 케어’ 서비스도 소비자들에게 호평받고 있다. 포스코건설 더샵, 친환경 아파트로 호평
아파트 부문 1위포스코건설은 생태계를 감안한 단지 조경, 실내 맞춤 정원 특화 설계 등 환경 친화적인 인프라로 호평받고 있다. 친환경 아파트를 공급하겠다는 약속의 의미를 담아 ‘그린 라이프 위드 더샵’이란 슬로건을 정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거실이나 주방에서 자연을 즐길 수 있도록 아파트 안에 자연 채광이 가능한 ‘바이오필릭 테라스’를 개발했다. 원부자재에도 환경적인 측면을 고려했다. 포스코 계열사에서 발생하는 부산물로 만든 저탄소 시멘트 ‘포스멘트’를 아파트 시공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SK 세븐모바일, MZ 세대 맞춤형 알뜰폰
알뜰폰 부문 1위
‘SK 세븐모바일’은 2030 MZ세대를 겨냥한 알뜰폰 브랜드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SK텔레콤의 고품질 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다른 알뜰폰 브랜드와 달리 서비스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끌어냈다.

기업의 선행이나 사회적 책임 활동에 호응하는 MZ세대 소비자 특성을 감안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대목이 눈에 띈다. 배송 상자와 포장재 등을 친환경 소재로 바꾼 ‘에코 패키지’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지난해 4월부터는 종이에 인쇄한 가입안내서를 QR코드로 대체했다. 신기한나라, 아이 기질에 맞게 한글 교육
유아교육서비스 부문 1위신기한나라는 한솔교육의 ‘영유아 한글 학습 프로그램’이다. 차별화 교육을 받은 영유아 전문교사와 프리미엄 한글 교구에 힘입어 영유아 자녀를 둔 학부모에게 호평받고 있다.

영유아 전문교사인 ‘신나쌤’이 아이 성향과 기질에 맞는 ‘아이핏 학습법’을 통해 한글을 교육한다. 연령대별로 일괄적인 커리큘럼을 제공하는 한글 교육 프로그램과 차별화한 대목이다. 아이의 사고력과 표현력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춘 한글 교구도 신기한나라의 강점으로 꼽힌다. 독서 역량을 높이겠다는 목표로 ‘주 1권 그림책 기반 학습’도 운영하고 있다. 신한은행, 금융 한계 넘어 디지털 컴퍼니로
은행 부문 1위 신한은행은 ‘금융의 한계를 넘어 디지털 컴퍼니로 혁신’을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더 쉽고 편안한, 더 새로운 금융’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가입자 1450만 명에 달하는 뱅킹 앱 ‘신한 쏠(SOL)’에서 마이데이터 자산관리 서비스인 ‘머니버스’와 배달 앱 ‘땡겨요’를 선보인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금융과 비금융 서비스를 연계해 고객 편의성을 높인 시도다. 슈퍼마켓과 편의점에서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한 ‘혁신 점포’를 선보이기도 했다. 평일 저녁과 토요일에 금융상담을 할 수 있는 ‘이브닝플러스’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NH투자증권 '고객 가치' 최우선 증권사
증권회사 부문 1위NH투자증권의 경영 슬로건은 ‘고객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는 자본시장의 대표 플랫폼 플레이어’다. 이 회사 자산관리(WM)사업부가 고객 가치를 중요하게 다루는 ‘과정 가치’ 평가 제도를 도입한 것도 이런 기조를 감안해서다. 재무적 성과 중심의 기존 평가 방식을 대대적으로 손봤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NH투자증권은 디지털 혁신에도 앞장서고 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2018년 취임한 이후 금융업의 디지털 패러다임 변화에 대한 선제 대응을 수시로 강조했다. 전담 조직을 중심으로 디지털 혁신 과제를 꾸준히 발굴하고 있다. 로젠택배, 대리점들과 소통 이어가며 상생
택배서비스 부문 1위로젠택배는 5년 연속으로 ‘소비자가 가장 추천하는 브랜드’ 택배서비스 부문 1위에 올랐다. 대리점과 상생, 소통을 지속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로젠택배는 대리점과 원활한 협업 체계를 구축하는 데 신경 쓰고 있다. 해마다 지점 신년회를 열고 비전을 공유하는 것은 물론이고, 권역별 회의체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이해관계자 모두와 동반 성장하자는 의미를 담은 ‘같이의 가치’가 지속가능경영과 관련한 캐치프레이즈다. 택배 차량을 전기차로 지원하고,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봉사활동 등을 이어가고 있다.

KB국민카드, 고객 맞춤형 홈페이지·앱 리뉴얼
신용카드 부문 1위5년 이상 연속 1위 '골든마우스'

KB국민카드는 종합 금융 플랫폼 구축을 통해 고객 만족을 실천하고 있다. 지급결제 플랫폼 ‘KB페이’, 마이데이터 중심의 생활 밀착형 통합자산관리 플랫폼 ‘리브메이트’ 등이 유명하다. 지난 4월 고객 맞춤형으로 회사 홈페이지와 앱을 리뉴얼했다.

소비자가 통합 앱에서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KB페이를 중심으로 KB국민카드 모바일 홈 앱의 주요 기능을 통합했다. 또 KB페이 머니, 더치페이 등의 신규 서비스를 지속 적용해 KB페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플랫폼 서비스 제공과 함께 젊고 역동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는 KB국민카드는 업계 최초로 유튜브 구독자 100만 명 달성 및 SNS 채널 팬덤 300만 명을 확보했다. 최근 트렌드를 반영해 SNS를 통한 소통에도 집중하고 있다. KB국민카드 사내 크리에이터와 유튜버가 함께 출연하는 상품·서비스 홍보영상뿐만 아니라 유명 크리에이터와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한 웹 예능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연계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AXA 다이렉트자동차보험, 전기차 특약 출시
다이렉트자동차보험 부문 1위5년 이상 연속 1위 '골든마우스'

AXA손해보험은 2001년 국내 최초로 다이렉트자동차보험을 선보인 업체다.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에 맞는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며 보험 시장의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2011년 업계 최초로 마일리지자동차보험을 출시했으며 △3년 수리보증 서비스 △1 대 1 보상 상담 서비스 등도 앞장서 도입했다. 또 전국의 콜센터와 54개 보상센터를 통해 효율적으로 사고에 대응하고 있다.

지난 3월엔 급속도로 성장하는 전기자동차 시장을 고려해 ‘전기차 전용 특약 3종’을 선보이기도 했다. ‘전기차 충전 중 위험 보장’, ‘전기차 초과 수리 비용 지원 특약’ 등이 주된 내용이다. 업계 최초로 긴급 견인 거리를 150㎞까지 확장해 배터리 충전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복잡한 자동차 사고처리 과정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디지털 사고처리’도 돋보인다. 고객이 사고 현장의 정확한 위치를 설명하지 않아도 위치를 파악하는 ‘GPS 위치 확인 서비스’, 출동직원의 위치를 실시간 안내하는 ‘출동직원 위치 알림 서비스’, 사고 후 차량 수리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사고처리 과정 안내 서비스’ 등이 주된 내용이다. 천일고속, 업계 첫 차량 내 무료 와이파이 제공
고속버스 부문 1위5년 이상 연속 1위 '골든마우스'

천일고속은 1949년 창립 이후 70년 넘게 고속버스 운수업을 영위하는 업체다. 고객 만족을 넘어 고객 감동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거리두기, 유가 급등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악조건 속에서도 국민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전사적인 코로나19 극복 캠페인을 벌였다. 천일고속은 전 차량에 방역을 실시하고 손소독제를 비치했으며 감염병 예방 및 대중교통 이용 방역 수칙을 제작해 차량 내에 게시하고 안내방송하는 등 감염병 예방에 만전을 기했다.

천일고속은 고속버스업계 최초로 모든 차량에서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코로나19 시대 영상 콘텐츠 시청을 즐기는 이용객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새 기술 도입에도 적극적이다. 천일고속은 인터넷 또는 모바일 앱을 통해 1개월 전부터 승차권을 예약·예매하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이패스(E-Pass)’를 통해 예약·예매 없이 차량에서 바로 카드로 발권할 수 있도록 했다. 매표소에 줄 설 필요 없이 모바일로 예매하고, QR코드로 검표받은 뒤 바로 차량에 탑승할 수 있다.

박신영/정지은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