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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폰의 위탁생산업체인 대만의 폭스콘(홍하이정밀공업)이 인도네시아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배터리 공장을 비롯해 총 10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방침이다.
27일 인도네시아 국영 통신사인 안타라 통신에 따르면 류앙웨이 폭스콘 회장은 지난 25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접견해 전기 스쿠터 스타트업 고고로와 함께 80억달러(약 10조 3000억원)를 투자해 제조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중부 자바지역에 신설 예정인 공장에선 전기차 배터리를 비롯해 전기차 관련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다. 약 1만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길 것으로 추산된다. 류 회장은 이날 전기차 산업과 배터리, 재생가능 에너지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콘은 지난해 10월 신형 전기차(EV) 3종을 공개하며 전기차 업체로 탈바꿈을 선언한 바 있다. 류 회장은 조코위 대통령과 면담을 마친 뒤 성명서에서 “(인도네시아) 현지 파트너 업체들과 전기차 기술을 공유하고 생태계 구축을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폭스콘은 인도네시아의 수도 예정지인 누 산타라에도 대규모 투자를 감행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올해 초 수도를 자카르타에서 보르네오섬으로 이전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명칭을 ‘누 산타라(많은 섬)’으로 정했다. 2024년 처음 입주민을 받을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로 무기한 연기됐다. 바흐릴 라하달리아 인도네시아 투자부 장관은 “폭스콘이 누 산타라에 전기버스 시스템과 사물인터넷(IoT)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의 자원을 염두에 둔 투자라는 분석이 나온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니켈 매장량의 23%를 차지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니켈을 활용해 일자리를 늘리려는 심산이다. 전기차 배터리 핵심 재료인 니켈을 직접 수출하지 않았다. 대신 해외 기업들의 제조 공장을 자국에 유치해 배터리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홀딩스 LX인터내셔널 등 국내기업들도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도네시아에 배터리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현대자동차도 LG에너지솔루션과 손잡고 배터리셀 합작 공장을 짓고 2024년 양산할 계획을 세웠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