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가의 가치투자 대가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캐피털 회장이 헐값 매수의 기회가 찾아왔다고 밝혔다. 경기 펀더멘털에 대한 분석 없이 무조건 사들여야 하는 장이 시작됐다는 주장이다.
막스 회장은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금융시장 전반의 투매 행렬로 인해 헐값이 되어버린 자산들을 사들일 때가 왔다"며 "나는 이미 공격적으로 자산 매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막스 회장은 1995년 부실채권 전문 투자사 오크트리를 설립했다. 시장이 좋을 때 관망하다가 환경이 나빠지면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시장 역행' 투자로 유명하다. 오크트리 운용자산은 현재 1640억달러에 이른다.
그는 "우리가 거래하는 모든 자산들이 6~12개월 전에 비해 상당히 저렴해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하이일드 채권, 레버리지론, 모기지증권 등의 연이은 가격 폭락세를 거론하면서다. 막스 회장은 "나는 인플레이션의 장기화 여부, 경기불황 여부 등 거시경제 변수에 따른 투자 결정을 내린 것도 아니고, 시장의 타이밍을 맞추려 하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은 모든 자산의 바겐 세일 시기"라고도 표현했다. 그는 "주식시장에서 바닥을 기다린다는 생각만큼 어리석은 게 없다"며 "지금 사들였다가 가격이 추가적으로 떨어지면 더 사들이면 된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 중앙은행(Fed)의 공격적인 긴축 드라이브로 인해 올해 기업 파산 건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지만, 과거 위기 때처럼 두자릿 수의 대규모 파산 행렬이 잇따를 만큼 큰 위기는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