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불법행위는 지구 끝까지 찾아가서 사법처리하겠다"고 말한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전장연은 27일 오전 7시30분께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승강장에서 모여 지하철을 타고 3호선 경복궁역으로 이동하는 '제31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집회를 진행했다. 지하철 운행을 지연시키는 '하차 시위'는 하지 않았다.
오전 8시30분께 서울경찰청에 도착한 박경석 전장연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최혜영·오영환·김영호·강민정 의원 등은 서울경찰청장 면담과 사과를 요구했다. 박 대표는 "그간 집회에서는 장애인 권리 예산 쟁취를 얘기했지만, 오늘은 신임경찰청장의 망언을 규탄하고 사과를 촉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앞서 김 청장은 지난 20일 기자간담회에서 "불법행위는 지구 끝까지 찾아가서 사법처리하겠다. 오늘 아침 전장연 시위와 같이 사다리까지 동원해 시민의 발을 묶으려 했던 행위에 대해 즉각 조치한 것도 그 연장선"이라고 했다.
이날 전장연은 삼각지역에서 목에 사다리를 걸고 열차 출입구를 막는 방식으로 역차 출발을 막았다. 열차가 30분 가까이 출발하지 못하자 경찰이 전장연 관계자들의 목에서 사다리를 빼내고 강제로 이동시켰다. 이후 전장연은 사당역에서 다시 시위를 벌여 열차 운행을 지연시켰다.
이를 두고 김 청장은 "국민의 발을 묶어서 의사를 관철하려는 상황들에 대해 엄격한 법 집행으로 질서를 확립하는 게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지구 끝까지 찾아서라도 엄벌하겠다는데 그럴 수고 없이 저희가 찾아와 설명드리려 한다"며 "저희(장애인 단체)를 흉악범 잡듯 취급하는 이런 기조가 얼마나 위험한 발언인지 사과를 촉구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후 박 대표와 최 의원은 김 청장의 사과 및 면담 요청서를 서울경찰청에 제출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