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벨기에 유별난 식도락 문화…일부 '개구리 종' 멸종 위기

입력 2022-06-24 19:57
수정 2022-06-24 19:58

프랑스와 벨기에 미식가들의 식도락 문화에 일부 개구리 종이 멸종 위기에 빠졌다.

2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국제 비영리 동물·환경 보호단체 '프로 와일드라이프'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프랑스·벨기에·네덜란드 등 일부 유럽 국가는 매년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2억 마리가 넘는 개구리를 수입한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이들 나라에서는 개구리 다리(Cuisses de Grenouille) 요리를 찾는 미식가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유럽으로 수출되는 개구리는 인도네시아산이 전체의 74%를 차지하고, 베트남 21%, 터키 4%, 알바니아 0.7% 등 순서로 비중이 크다.

이 단체는 유럽에 식용으로 팔리는 개구리 숫자가 너무 많아 일부 개구리 종의 경우 멸종 위기에 빠졌다고 경고했다.

특히, 벨기에 등에서 주로 요리에 쓰이는 터키 토착종 양서류인 '아나톨리안 물개구리'는 10년 안에 야생에서 자취를 감출 수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프로 와일드라이프 측은 "인도네시아와 터키, 알바니아에서 대형 개구리 종의 야생 개체수가 줄면서 종의 보전에 치명적인 도미노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 시장을 위한 수탈이 계속되면 야생 개구리 개체수는 더 심각하게 줄어들 가능성이 크고 향후 10년간 여러 종의 멸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EU 국가들이 개구리 수입 제한, 개구리 다리 원산지 표기, 멸종 동식물 보호종 등재 등의 조처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