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최고 금리가 9년 만에 연 3%를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8월부터 기준금리를 다섯 차례 올린 영향으로 은행들의 수신금리가 잇달아 상승하면서 ‘연 3%대 정기예금 시대’가 열렸다는 분석이다.
24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하나의 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0.5%포인트 올렸다. 이 상품에 12개월 이상 만기로 가입하면 최고 연 3.0%의 금리가 적용된다. 저축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등의 정기예금 금리가 연 3%를 넘어선 가운데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도 연 3%대에 진입한 것이다.
특판을 제외한 연 3%대 금리 정기예금은 2013년 이후 시중은행에서 자취를 감췄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지속적으로 내렸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연 2.0%에서 2011년 연 3.25%로 뛰었다가 2016년(연 1.25%)까지 내리막길을 걸었다.
우리은행은 최근 연 3%대 금리를 제공하는 특판 상품인 ‘2022년 우리 특판 정기예금’을 출시했다. 1년6개월 만기는 최고 연 3.2%의 금리가 적용된다. 이 상품은 출시 사흘 만에 가입 한도 2조원 중 66%가량이 소진됐다. 이달 초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는 최고 연 3.5%의 금리를 주는 정기예금을 내놨다.
저축은행들은 ‘수신액 사수’를 위해 발 빠르게 정기예금 금리를 연 3%대로 높였다. 79개 저축은행의 정기예금(12개월 만기 기준) 평균 금리는 이미 연 3%를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올해 최고 연 2.75%(현재 연 1.75%)까지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조만간 연 4%대에 들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상용/박진우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