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값이 국제 금값에 비해 상대적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화 가치가 가격에 반영된 데다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은 국내 투자자의 수요가 맞물린 결과다.
한국거래소 KRX금시장에 따르면 24일 1㎏짜리 금 현물의 g당 가격은 7만6270원을 기록했다. 올해 10.62% 올랐고, 이달 들어서는 2.36% 상승했다.
국제 금시세와는 다른 양상이다. 올 들어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금 선물은 온스당 0.07% 하락했고, 이달 들어서는 0.89% 떨어졌다. NYMEX의 금시세는 국제 금시세의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국제 금시세는 3월 초 정점을 찍고 우하향했지만 국내 금시세는 4월 다시 전고점을 회복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금시세와 국제 금값이 다른 움직임을 보이는 건 달러 강세와 차별적인 수요가 이유로 꼽힌다. 국내 금시세는 국제 금시세에 달러 환율을 반영해서 산출한다. 전날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00원을 넘어서는 등 올 들어 달러화 가치는 계속 상승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의 위험자산 회피 성향도 국내 금가격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코스피지수가 3.52% 떨어진 지난 13일 1㎏짜리 금 현물 거래대금은 159억원을 기록해 전 거래일보다 일곱 배가량 많았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금값이 국제 시세에 비해 견조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환율이 반영됐기 때문”이라며 “국내 투자자가 강한 위험회피 성향을 나타낸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