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석탄’ 후폭풍…민간 석탄발전사 신용도 줄하향

입력 2022-06-27 08:29
이 기사는 06월 27일 08:2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민간 석탄발전사들의 신용도가 떨어지고 있다. 새 정부 들어서도 사업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회사채를 통한 자금 조달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21일 삼척블루파워의 장기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삼척블루파워는 포스코그룹 계열의 민자 석탄발전소다. 강릉에코파워의 신용등급도 떨어졌다. 같은날 한국기업평가는 강릉에코파워의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내렸다.

신용평가사들은 석탄 발전산업에 비우호적인 사업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새 정부 들어서도 2030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한 정책들이 유지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민간 석탄발전사들의 자금 조달 환경도 악화되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연기금 등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들이 탈석탄 금융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가파른 금리 인상까지 겹치면서 회사채 등을 통한 유동성 확보가 어려워졌다.

지난 4월 18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한 삼척블루파워는 기관투자가들의 주문을 한 건도 받지 못했다. 지난해 6월에는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전량 미매각되는 사태가 불거지기도 했다.


석탄발전의 주 원료인 유연탄 가격 경쟁력이 줄어든 점도 부담이다. 유연탄의 연료비 단가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수급 이슈 등으로 치솟으며 액화천연가스(LNG) 대비 70% 수준까지 올랐다. 상대적으로 '가성비'가 뛰어난 러시아산 유연탄을 대체할 물량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게 석탄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김미희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석탄발전에 대한 비우호적 정책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석탄총량제 도입 예고 등 제도 변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석탄 생산량 감소, 탄소배출비용 증가, 신재생 발전비용 하락 등 석탄 발전의 경제성이 더욱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