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렉서스' 디자인부터 바뀌었다…렉서스 첫 PHEV 타보니 [신차털기]

입력 2022-06-26 14:47
수정 2022-06-26 14:48

지난 15일 국내 출시된 렉서스 첫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NX 450h+'는 렉서스의 새로운 비전을 담은 '뉴 렉서스'의 출발점이 되는 모델이다. 그만큼 외관 디자인부터 퍼포먼스, 첨단기술 탑재 등 브랜드의 미래 방향성을 제시하는 변화 포인트가 많다.

렉서스 관계자는 "NX 450h+는 첫 PHEV로 전동화 전략을 가속화하겠다는 렉서스의 포부가 담긴 모델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21일 렉서스 제주 전시장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서귀포시 한 카페까지 약 55km를 주행했다. NX 450h+는 기본 모델인 'NX 450h+ 프리미엄'과 스포티함이 강조된 'NX 450h+ F스포츠' 2가지로 출시됐다. 시승차는 NX 450h+ 프리미엄,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지난달 15일 시작한 사전계약 대수는 1000대 이상으로 집계됐다. 일반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합하면 2500대 이상 계약된 것으로 알려졌다.


NX 450h+에는 총 4가지 주행 모드가 있다. △전기 모터로만 주행 가능한 'EV 모드' △ EV 모드로 달리다 필요 시 엔진이 개입하는 '오토 EV 하이브리드 모드' △하이브리드 모드 △주행 중 배터리가 충전되는 '셀프 차지 모드' 등으로 도로 상황에 따라 주행 모드를 바꿔 타는 재미가 있었다.

시작은 EV 모드로 달려봤다. 가속 페달을 밟자 전기차 특유의 빠른 응답성과 매끄러운 가속감이 느껴졌다. 정숙성도 뒤따랐다. 전기 모터로만 굴러가는 데다 노면 소음을 비롯한 전반적인 외부 소음이 잘 차단된 덕이다. 이 차는 18.1킬로와트시(kWh) 리튬이온 배터리가 탑재돼 전기 모드로만 56km 주행할 수 있다.

오토 EV 하이브리드 모드에선 파워트레인 간 전환을 느껴봤다. 평소 EV 모드로 주행하다 가속 시 폭발력 있는 힘이 필요할 때 엔진이 투입되는 데 이때 이질감이 전혀 없다. 계기판을 보지 않았다면 파워트레인이 바뀌었는지 알아채지 못했을 정도다.

셀프 차지 모드에선 기대 이상으로 충전이 잘 됐다. 3~4분 주행으로 금세 주행거리가 27km에서 32km로 5km 늘었다. 다만 일반 도로에서 활용하니 엔진이 많이 쓰이면서 소음이 커졌다. 기름을 많이 먹는다는 얘기이니 유의해야 한다. 렉서스 관계자는 "내리막과 같은 특정 상황에서 사용해야 효율적인 모드"라고 조언했다.


NX 450h+는 과거 1세대 NX 모델에서 지적되던 출력의 한계는 극복해 출시됐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아 속도를 급하게 올려도 버겁지 않았다. '뉴 렉서스'를 향한 움직임의 일환으로 연비보다 주행에 초점을 두고 설계한 영향이다. 총 출력도 307마력이다.

타케아키 카토 렉서스 NX 수석 엔지니어는 "이번 NX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모터의 사이즈를 키워 보다 토크가 커진 시스템으로 구성했다"며 "기존에는 연비에 중점을 뒀다면 주행에 중점을 두고 시스템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NX 450h+의 공인 복합 연비는 L당 14.4km(휘발유 기준), 킬로와트시(kWh)당 3.8km(전기 기준)로 하이브리드카치고는 좋은 편은 아니다. 주행 이후 확인한 실연비는 kWh당 5.8km, 운전하는 내내 에어컨과 통풍시트를 켰음에도 공인 연비보다 높게 나왔다. 경로 특성상 막힘은 없었으나 가다 서기를 반복하며 주행한 영향이 컸다. SUV이지만 승차감은 세단에 가깝다. 통통 튀기보단 과속방지턱이나 각종 요철에 부드럽게 대처한다.


외관은 렉서스만의 디자인 기조를 그대로 잇고 있지만 일부 변화 포인트가 눈에 띈다. 대표적인 게 후면 엠블럼의 변화다. 신형 NX부터는 후면 엠블럼 자리를 'LEXUS' 레터링이 대체한다. 이 역시 '뉴 렉서스'를 향한 변화 요소 중 하나다.

측면엔 렉서스 최초의 전자식 버튼 도어 핸들이 적용됐다. 안쪽에선 수동으로 두 번 당겨 열 수도 있다. 렉서스의 상징인 스핀들 그릴 디자인도 과거 사선 형태에서 U자 형태로 바뀌었다. 양쪽으로 분리됐던 후면 램프은 일자형으로 변화했다.


차량 내부는 고급스러움이 반감됐지만 트렌디하고 깔끔하다. 렉서스 최초의 14인치 대형 센터 디스플레이와 하이글로시를 들인 영향이 크다. 혁신을 향한 흔적이 엿보이나 현대차, 벤츠 등의 인테리어와 비교하면 여전히 예스러웠다.


이날 카페에서 제주 전시장으로 돌아올 땐 렉서스 첫 전기차 UX 300e를 타고 와인딩 코스 등 76km를 주행했다. UX 300e는 2020년 9월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 모델로 국내에는 약 2년 뒤인 올해 출시됐다. 그만큼 자동차 업계 트렌드라 할 수 있는 요소는 대부분 빠져 있었다. 디스플레이는 7인치 크기로 요새 나오는 10인치대 것보다 한참 작았고, 심지어 터치 기능이 없어 기어 노브 쪽에 자리한 패드에서 조작해야 했다.

주행해 보니 일반 내연기관차를 모는 듯싶었다. 회생제동 세기가 약해서다. 가속 페달에서 발을 뗐을 때 급감속되는 일반적인 전기차와는 달랐다. 회생제동 세기는 'B 모드'로 두지 않는 한 고정이 안 되고 풀려버린다. B 모드는 기어 변속할 때 설정할 수 있다.


와인딩 구간에선 전기 모터의 즉각성과 부드러운 가속감이 주행의 재미를 끌어올렸다. 출발 직후 스티어링 휠 감도가 다소 가벼워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지만 속도를 올리니 살짝 묵직해져 긴장을 놓을 수 있었다. 엔진 소리는 없지만 노면 소음은 올라왔다.

주행거리는 출발 전 183km에서 도착 후 131km로 줄어있었다. 에어컨을 계속 틀고 76km를 주행한 결과로 선방했다고 보여진다. 공인 복합 연비는 kWh당 4.7km, 실 평균 연비는 6.7km/kWh였다. UX 300e는 54.3킬로와트(kW)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으로 233km 주행할 수 있다. 긴 주행거리를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에겐 아쉬움으로 남을 주행거리다. 가격은 NX 450h+ 프리미엄은 7100만원, 전기차 UX 300e는 5490만원이다.

제주=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