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대선 테마주’로 꼽혔던 원전주가 다시 ‘정책 테마주’로 급부상하고 있다. 정부가 2025년까지 1조원 이상의 원전 일감을 추가 공급하겠다고 발표하면서다. 국내 원전산업 생태계 전반에 정책 수혜가 기대된다. 국내 최초로 원전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까지 나오면서 관련 투자 상품의 폭도 넓어질 전망이다.
23일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연저점을 찍은 와중에도 원전 관련주는 동반 상승했다. 원자로 등 원전 핵심 기기를 만드는 두산에너빌리티(전 두산중공업)는 전일 대비 5.30% 오른 채 장을 마쳤다. 원전 설계 사업을 하는 한전기술(1.23%), 원전용 변압기를 만드는 현대일렉트릭(3.60%) 등의 주가도 뛰었다.
새 정부가 원전산업 생태계를 재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하면서 원전주가 다시 주목받게 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2일 경남 창원 원전 설비 업체인 두산에너빌리티를 방문해 “원전 세일즈를 위해 백방으로 뛰겠다”고 약속했다. 체코·폴란드 등 원전 사업자 선정이 임박한 국가에 대해 정부 차원의 수주 지원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국내 정책 수혜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석탄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 원전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ETF를 통해 원전산업 전반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도 출시된다. NH아문디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오는 28일 원자력 ETF를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최초 원전 관련 ETF 상품이다.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원자력 iSelect ETF’는 NH투자증권이 산출하는 iSelect원자력지수를 추종한다. 원자력 관련 점수가 높은 기업을 선정한 뒤 시가총액 상위 20종목 중심으로 담았다. 한국전력 현대건설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LS일렉트릭 등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 원자력테마딥서치 ETF’는 인공지능(AI) 및 빅데이터 기반 데이터 플랫폼 기업 딥서치가 산출하는 딥서치원자력테마지수를 추종한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