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화상·욕창 관리"···데이터 100만건 모아 'SW의료기기 개발'

입력 2022-07-29 19:00
수정 2022-08-02 17:17

"미국에선 매년 250만명이 욕창으로 고생하고 있어요. 우리나라에선 간호사들의 이직 요인 1위가 욕창(드레싱)입니다. 파인헬스케어의 인공지능(AI) 솔루션으로 욕창과 피부 화상 데이터를 분석해 의료진이 보다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입니다."

신현경 ㈜파인헬스케어 대표(사진)는 "화상 전문병원과 5년간 100만 건의 화상 이미지 데이터를, 삼성서울병원과 5만장의 욕창 이미지 데이터를 분석했다"며 이같이 소개했다.

파인헬스케어는 비전 AI기술을 활용해 화상이나 욕창, 아토피 등을 진단하고 보다 잘 관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SW) 의료기기를 개발한 회사다. 현재 임상 현장 테스트를 거쳐 90% 수준의 정확도를 보이고 있다.

파인헬스케어가 개발한 AI 솔루션은 간호사가 욕창 환자 환부를 사진으로 촬영해 보내면 전자의무기록시스템(EMR) 데이터를 활용해 욕창 단계를 AI 모델이 자동 분류, 이에 따라 환자에 개별 맞춤 드레싱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최신 CNN(Convolutional Neural Network) 기술을 활용해 욕창 단계 평가를 높은 정확도로 구현한 게 포인트다.

욕창을 치료할 수 있는 의약품도 추천해준다. 스마트 기기와 연동해 설치 가능한 범용 분석 기술로 욕창 단계 구분과 드레싱에 대한 지침을 제공, 욕창 전문 간호사 부족 해소와 임상 간호사 업무 피로 감소에 도움을 준다.

의료진의 화상 진단을 돕는 역할까지 한다. 국내 화상 전문병원 전문의 8명이 참여해 '레이블링(Labeling)'을 진행했다. 화상 전문 의료진이 데이터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화상 1도' '화상 2도' 등의 기준을 세웠다.


신 대표는 "화상, 욕창 관리 AI 솔루션은 국내에선 처음"이라며 "피부 질환은 수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질병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체계적 관리를 지원하는 솔루션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에 AI를 활용한 다른 서비스들은 컴퓨터단층촬영(CT), X-레이 같이 정해진 규격의 정해진 부위만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우리는 일반적 환경에서 촬영한 사진을 사용해 욕창과 화상 단계를 평가하며 단계별 치료를 제안할 수 있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개발 기간은 기획부터 테스트 종료까지 약 3년이 걸렸다. 30년간 화상전문병원에서 경영관리를 담당한 신 대표는 "양질의 데이터 확보가 중요한데 병원에서 AI 활용을 위해 양질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곳이 없기 때문에 데이터 수집 단계부터 어려움이 많았고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털어놨다.

그는 "국내외 의료기관뿐 아니라 의료기기, 의료소프트웨어 등 기존 의료시장에 진출해 있는 기업들과 협력해 EMR,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 등 의료 소프트웨어와 연동한다. 또 클라우드 서비스, 의료장비와의 연동도 추진하는 등 비즈니스 모델을 다각화해 사업화할 계획"이라며 "국내외 여러 병원, 비대면 진료, 방문간호 서비스, 실버 산업, 보험 등과 연계해 B2B뿐 아니라 B2C 모델에 대한 계획도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 진출도 모색 중이다. 현재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아프리카 협력 병원과 데이터 수집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선 인허가를 위한 사전 작업 중이다. 신 대표는 "현재 국내 병원에서 시제품을 활용 중에 있으며 본격적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2024년부터 제대로 매출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영상=유채영 한경닷컴 기자 ycyc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