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육군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개발한 소형무장헬기(LAH: Light Armed Helicopter)를 도입한다. LAH 도입에 따라 항공 전력이 향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육군의 타격 반경이 넓어지는 것은 물론 해·공군과 해병대와 합동작전 능력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육군 코브라·500MD 대체KAI는 2010년 최초의 국산 기동헬기 수리온을 개발했다. 이어 국산 공격헬기의 시대를 열 소형 무장헬기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탱크 킬러로 알려진 공격헬기는 대전차 미사일, 로켓, 기관포 등의 무장을 장착했다. 이처럼 고유 모델의 공격헬기를 설계하고 양산하는 나라는 전 세계 7개국에 불과하다. 그만큼 기술 개발과 양산이 어렵다는 의미다.
KAI가 2015년 6월부터 개발에 들어간 LAH는 4.9톤급 무장 헬기다. 2016년 8월에 기본설계를 마쳤고 2017년 11월 상세설계를 마무리 지었다. 2018년 12월 시제 1호기가 출고됐다. 2019년 7월에는 초도 비행에 성공했다. 각종 비행시험이 진행 중인 LAH는 기령 40~50년에 들어선 노후 공격헬기 500MD와 AH-1S 코브라를 대체할 예정이다.
LAH의 성능과 전력은 노후 헬기에 비해 상당히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첨단 항공전자 장비와 무장을 장착한 LAH의 표적획득지시장비(TADS)는 20여km 떨어진 표적을 탐지할 수 있다. 국산 공대지유도탄 ‘천검’을 이용해 수 km 떨어진 적 전차를 원거리에서 파괴할 수 있다. 레이저 조사 및 추적기능도 탑재되어 레이저 유도 로켓도 운용할 수 있다. 20mm 터렛형 기관총과 70mm 로켓탄으로 적 장갑차 및 지상 병력을 제압할 수도 있다. ○네트워크전 능력 확보네트워크전 능력도 확보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실시간으로 전장 정보를 획득해 각 군의 지휘소나 다른 무기체계와 공유할 수 있다. 지상군과 항공기, 헬기 등이 연계해 벌이는 네트워크전 능력은 육군이 보유한 최강의 공격헬기인 AH-64E 아파치도 확보하지 못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과정에서 네트워크전 중요성은 더 부각됐다. 러시아군의 졸전과 부진은 취약한 네트워크전 능력에서 비롯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장 상황 인식 능력 향상과 함께 해공군 및 해병대와의 합동작전 능력이 대폭 강화됐다.
LAH엔 자동 비행조종장치, 항법장치 등이 들어가 비행 안전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졌다. 핵심 기술로 통하는 자동 비행조종장치는 헬기가 제자리에 머물거나 속도·고도 조절하는 것을 자동으로 할 수 있게 했다. 자동 비행조종장치는 비행 안전성뿐 아니라 사격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반동도 고려해 항공기의 자세 변화를 최소화한다.
미래전장 흐름을 바꿀 것으로 주목받은 유무인 복합체계도 LAH의 강점으로 꼽힌다. KAI는 지난해 10월 방위사업청과 2021년에 신속 시범 획득사업인 ‘헬기-무인기 연동체계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캐니스터(Canister)형’ 소형 무인기를 LAH는 물론 국산 헬기 수리온 계열에 탑재하는 것이 사업의 골자다. 이 같은 복합체계는 저비용·고효율의 장점을 지녀 수출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LAH는 지난 2월 국외 저온 비행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캐나다 옐로나이프에서 지난 12월 초부터 약 2개월간 40여 회 비행하며 165개 항목에 대한 점검을 성공리에 끝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