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이준석 없었으면 대선 졌다…징계하면 2030 이탈"

입력 2022-06-23 07:34
수정 2022-06-23 07:35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을 받는 이준석 대표에 대한 징계 심의를 오는 7월 7일로 연기한 가운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당 윤리위가 이 대표를 징계하지 않는 게 좋다는 취지로 말했다.

진 전 교수는 지난 22일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이 대표 징계 시 그의 핵심 지지층으로 꼽히는 20·30세대 남성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2년 뒤 총선이 힘들어질 것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그는 "징계가 이뤄질 경우 20·30세대들은 자기들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윤석열 정부가 지금 MB 시즌2가 되지 않았느냐"며 "(20·30세대가) 대거 이탈하게 되면 결국은 '저 당은 역시 변하기 힘들겠구나'라는 판단을 유권자한테 줄 것이고, 그게 다음 총선에서는 암울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국민의힘은 이질적인 두 세력(20·30세대, 60·70세대)의 화학적 결합이 아닌 이질적 결합"이라며 "주로 20·30세대 남성들과 60·70세대의 전통적인 지지자들이 있는데 생각이 너무 다르다"고 했다.

그는 "60·70세대 지지자들의 정치적 술수가 읽힐 것"이라며 "선거에 이기기 위해서 마음에 들지 않은 것들을 용인했는데, 주요 선거가 다 끝나니 20·30세대와 특히 이 대표의 언행 등 짜증이 나는 부분들이 부각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지난 대선 때) 사실 20·30세대 갈라치기를 해서 여성들을 분노하게 한 치정은 있다"면서도 "호남 공약 등은 상당히 높은 표가 나왔잖나. 그 표가 아니었으면 사실 떨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국민의힘 윤리위는 이 대표의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을 심의한 뒤 판단을 내달 7일로 미루기로 결정했다. 단,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철근 당 대표 정무실장에 대해선 '증거인멸 의혹 관련 품위유지 의무 위반'으로 징계 절차를 개시했다.

이 대표는 이날 윤리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내달 심의가 다시 진행되는 것에 대해 " 소명 기회를 준다고 했는데, 2주 뒤에 무엇이 달라지는지 궁금하고 무엇이 달라지는지 알고 있는 게 있다면 저는 약간 의아하다"며 "이 길어지는 절차가 당 혼란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구성원이 알고 있을 텐데, 길어지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