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문을 닫을 때 힘들이지 않고 차체에 닿게 살짝 밀면 차 문이 모터 힘으로 자동으로 닫히는 게 ‘고스트 도어 클로징’ 기능이다. 현대자동차의 최상위 브랜드인 제네시스 G80급 이상의 차량에 선택적으로 적용되는 이 시스템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 공급하는 회사가 대구에 본사를 둔 PHA다. 국내 9개, 해외 11개 공장, 국내외 5개 연구소를 두고 현대차·기아를 비롯해 제너럴모터스(GM), 르노 등에 부품을 공급하는 글로벌 자동차 부품 기업이다.
국내 1위 자동차 도어무빙 시스템 기업인 PHA는 올해 창립 37주년을 맞아 ‘클로저 시스템 토털 솔루션 기업’으로의 도약과 함께 본격적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선포했다. 이 회사는 지난 21일 유엔글로벌콤팩트(UNGC) 정식 회원으로 가입했다. UNGC는 유엔 산하 기구로 지속 균형 발전에 기업들의 동참을 장려하고 국제사회 윤리와 국제 환경을 개선하고자 출범했다. 유연철 UNGC 한국협회 사무총장은 “PHA가 ESG 기반의 글로벌 경제 패러다임에 맞춘 비즈니스를 확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지난 4월 새 대표로 취임한 허승현 사장은 “올 하반기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하고 지속가능성 가치와 성과를 투명하게 공개해 이해관계자와의 발전적인 소통을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PHA는 ESG 경영 시스템 내재화를 위해 글로벌 ESG 평가인 에코바디스(EcoVadis)에 대응한 전략과 거버넌스 체계도 강화할 계획이다.
PHA는 자동차 도어 시스템 메커트로닉스 선도 기업으로 전환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전동화, 자율주행, 뉴모빌리티 등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이런 미래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회사 비전을 ‘스마트하게 세상을 움직이는 글로벌 메커트로닉스 리더’로 수립했다.
이 회사가 2014년 개발한 액티브 후드 시스템도 안전을 생각한 스마트기술의 대표 사례다. 이 시스템은 주행 중 차량이 보행자와 충돌했을 때 범퍼 내부에 있는 센서가 보행자를 감지해 후드를 상승시키는 기술이다. 1차 충돌 후 보행자의 머리가 후드 내부의 엔진부품과 2차 충돌하는 것을 예방해 상해를 최소화하는 기술이다. 2014년 싼타페를 시작으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및 대형 세단 차량에 적용돼 1000억원 이상의 매출 증대를 가져왔다.
지난해 4월에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정하는 ‘지역대표 중견기업’으로 선정됐고 7월에는 저소음 경량화 콤팩트 파워트렁크 리드 시스템을 개발했다. 스타트업 투자를 통한 기술 확보에도 적극적이다. 나노기술을 이용한 면 발열 투명열선 기업과 전기차 무선충전 솔루션 기업 등에 투자했다. 중견기업과 스타트업 간의 동반성장 모델로도 주목받고 있다. PHA는 지주사인 PHC그룹의 PHC큰나무복지재단과 함께 15년째 장학사업, 자동차 공유, 취약계층 아동 지원 등 지역 사회공헌 사업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