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ryone getting ready for NFT NYC(NFT NYC에 갈 준비가 됐는가)?”
세계 최대 대체불가능토큰(NFT) 행사인 ‘NFT NYC’ 개막을 앞둔 지난 18일, 삼성전자 북미법인(삼성US) 공식 디스코드 방에서 관리자인 ‘cryptobulls’가 들뜬 어조로 채팅을 이어갔다. 행사 기간에 행사 장소인 뉴욕 맨해튼에서 NFT아트갤러리를 운영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대화에 참여한 NFT 소유자(홀더)들은 “삼성전자가 뉴욕에 뜬다”며 뜨겁게 반응했다. 이 소통방에 있는 1만3000여 명 대부분은 프로필 사진을 자신만의 NFT 캐릭터로 채웠다.
○NFT로 팬덤형 고객 확보
최근 삼성전자는 NFT 홀더들과의 소통에 적극적이다. NFT 수집에 관심이 많은 홀더를 커뮤니티로 묶어 ‘충성 고객군’으로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NFT NYC 기간에 삼성전자는 뉴욕의 고객체험 공간인 삼성837을 단장해 NFT 홀더들을 위한 아트갤러리를 운영하기로 했다. 에브너 로넌 삼성전자 제품개발담당 부사장과 미셜 마토스 삼성US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패널로 나서 삼성의 NFT사업 전략을 해설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 2022’에서는 TV를 활용한 NFT 거래·감상 플랫폼인 스마트허브를 공개한 바 있다. 삼성전자의 투자 자회사 삼성넥스트는 NFT기업 메타플렉스에 투자하기도 했다.
현대자동차도 NFT를 활용한 충성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최근 NFT를 다루는 전문 디스코드 채널을 열어 5000명의 실사용자를 확보했다. 지난달엔 CES 2022에서 공개한 자사 NFT 세계관 ‘메타모빌리티 유니버스’에서 사용될 별똥별NFT를 1만 개 한정 발행했다. NFT NYC 행사 기간인 23일부터는 2차 NFT인 플라즈마의 티저 이미지를 공개한다. 가상세계에서 벌어지는 스토리에 따라 모빌리티 관련 NFT를 발행하고, 2023년 구현될 메타버스 세계에 이를 연계하겠다는 구상이다. ○전방위로 NFT 확산SK와 롯데는 NFT 거래 플랫폼의 주도권을 노리고 있다. SK는 시스템통합(SI) 계열사 SK㈜ C&C 주도로 체인제트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단순 조작으로 NFT를 제작하고 거래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 수 있다. 롯데정보통신은 지난 4월 NFT랩 조직을 신설했다. 지난해 7월 인수한 메타버스기업 칼리버스와 함께 NFT 거래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기업들 사이에선 ‘복제 불가능’이라는 NFT의 특성에 맞춰 기존 사업과 연계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멜론은 최근 ‘톱 100’ 음악 추천 인증서를 NFT로 만들었다. ‘멜론뮤직어워드(MMA) NFT’도 한정 발행해 연말 자사 시상식 티켓과 교환할 수 있도록 했다.
보안업체 라온화이트햇은 중앙대와 손잡고 오는 8월 학부 졸업생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위·변조가 불가능한 NFT 학위증을 내놓는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프로필 이미지에 옷을 입힐 수 있는 웨어러블 NFT를, 현대백화점은 NFT 지갑을 만들어 사은품이나 할인쿠폰을 얹어주는 서비스를 꺼내 들었다.
해외에서도 NFT는 유통·제조 분야로 빠르게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최근 창업자 하워드 슐츠를 중심으로 NFT 커뮤니티와 자사 브랜드 기반 수집품 제작에 들어갔다. 소비자 충성도를 강화하려는 목적이다. 지난달 NFT 판매를 시작한 이베이는 NFT를 보관하는 전용 디지털금고 이베이볼트를 약 2980㎡ 부지에 만들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