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회째를 맞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에서 신인 선수가 우승컵을 든 적은 2018년 우승자 최혜진(23)이 유일했다. 당시 최혜진은 '신인 신분' 이었지만 2017년부터 뛰었던 선수였고 이미 3승을 거둔 상태에서 대회에 출전했다. 이 밖에도 장하나(30), 오지현(26), 최혜진(23), 김지영(26) 등 이 대회 트로피는 언제나 강자들의 몫이었다. 이 대회에서 KLPGA 첫 승을 거둔 유일한 선수는 ‘디펜딩 챔피언’ 임진희(24)인데, 당시 그는 프로 데뷔 6년차 고참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이런 ‘전통’이 깨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예원(19), 마다솜(23), 권서연(21), 손예빈(20), 윤이나(19) 등 신인상 레이스 1~5위를 휩쓸고 있는 ‘국대(국가대표) 5인방’의 활약이 매서워서다.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실력으로 보면 이제 5인방 중 한 명이 우승할 때가 됐다”며 “특히 이예원은 그린 적중률, 퍼팅 능력 등 경기력만 따지면 우승하고도 남을 실력”이라고 말했다.
신인왕 포인트 1위(1221점)를 달리고 있는 이예원은 올해 우승이 없는데도 상금랭킹 4위(3억1184만원)에 올랐다. 대상포인트에선 5위에 랭크됐다. 평균타수(70.6타)는 7위. 11개 대회에 출전해 모두 커트 통과했고, 이 중 절반에 가까운 5개 대회에서 톱10에 들었다.
‘늦깎이 신인’ 마다솜도 베테랑들 사이에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골프 인생의 목표가 국가대표였던 마다솜은 대학교 3학년 때 ‘태극마크’를 단 뒤 작년 드림(2부)투어를 거쳐 올해 정규투어에 입성했다. 정확한 아이언 샷(그린적중률 75.3%)을 앞세워 올해 상금랭킹 30위(1억원)에 올랐다.
역시 태극마크를 달아본 권서연과 손예빈, 윤이나도 한 방이 있는 선수들로 평가받는다. 권서연은 77.78%(5위)에 달하는 아이언 샷이 주특기다. 최고 성적은 지난주 열린 한국여자오픈에서 거둔 준우승이다. 손예빈도 올해 10개 대회에 출전해 8번 커트 통과하는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윤이나는 강력한 멘털이 강점으로 꼽힌다.
골프업계 관계자는 “골프업계 안팎에선 올해 신인상 경쟁이 고진영, 백규정, 김시원 등 1995년생 트로이카가 데뷔한 2015년 이후 가장 치열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고 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