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로 8조 물린 동학개미…"신용잔고 바닥 나와야 증시 반등"

입력 2022-06-22 11:10
수정 2022-06-22 11:12

개인 투자가들이 신용융자로 투자했다가 20% 이상 손실이 난 투자금 규모가 약 8조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증시 고점 부근에서 유입된 대규모 신용융자 투자금이 증시를 압박하고 있는 주요 원인 중 하나라는 설명이다.

22일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현재 20% 이상 손실이 추정되는 신용융자 규모는 약 7조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증권시장서 4조5000억원, 코스닥 시장서 3조3000억원 규모다. 전체 신용융자 규모(약 20조300억원) 중 약 38.9%에 해당하는 수치다.

신용융자는 증시 하락구간에서 악성 매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주가가 하락해 담보가 부족해지면 반대 매매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가 하락구간에서 글로벌 대비 부진한 이유도 반대매매 매물 압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20% 이상 손실이 추정되는 약 8조원 규모의 자금이 대부분 지수 고점에서 유입됐다는 점이다. 최 연구원은 "20% 이상 손실을 본 신용융자 금액 중 지수 고점 부근에서 유입된 금액이 상당하다"며 "추가 하락이 발생할 때 증시의 체력보다 더 큰 하락폭을 부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 주가 기준 30% 이상 손실 구간으로 진입한 신용융자 투자금은 특히 건강관리, 인터넷, 정보기술(IT) 업종에서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투자자가 선호하는 성장주 업종이다. 증시가 급락할 때 반대매매 물량까지 나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신용잔고 비율이 더 하락해야 주가 바닥도 가늠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18년 미·중 무역 분쟁 시기와 2020년 코로나19 확산 시기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대비 신용잔고 비율은 고점 대비 약 30% 감소했다. 현재 고점 대비 감소폭은 약 10%다. 이번 하락 구간에서도 신용융자 잔고 비율이 최고치 대비 30% 이상 감소한다고 가정하면 유가증권시장 신용잔고는 2조4000억원 이상 더 줄어야한다. 최 연구원은 "신용 상환 거래가 늘어나는 것도 주가 저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