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절주' 에이스침대, 자사주 30% 매각 추진[김병근의 남다른中企]

입력 2022-06-22 11:07
수정 2022-06-22 14:12

연간 영업이익이 700억원을 웃도는 중견기업이 증권시장에서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부동의 국내 1위 침대업체 에이스침대가 주인공입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연간 매출 3463억원, 영업이익 767억원을 달성했을 정도로 건실한 재무제표를 갖고 있습니다. 2002년 12월 이래 20년째 무차입경영도 하고 있습니다. 블랙핑크의 제니가 광고모델이기도 합니다.


이런 기업에 증시에서 퇴출 가능성 등 투자 위험이 있는 관리종목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겁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최근 "에이스침대가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우려가 있다"고 공시했습니다. 지정이 우려되는 사유인 '주식 분산기준 미달'이 해소 기한까지 해결되지 않음에 따라 에이스침대는 결국 관리종목 신세가 됐습니다.

이에 대해 에이스침대 측은 "주주 중 하나인 외국인 투자 집단 지분이 25만 주인데 이 지분이 소액주주가 아니라는 판단이 나왔다"며 "전체 주식에서 100만 주를 넘었던 소액주주 지분이 100만 주에 못 미치는 것으로 조정되면서 '주식 분산기준 미달'에 해당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25만 주의 성격만 바뀌어도 이런 돌발 상황이 발생할 정도로 에이스침대는 유통주식 수가 적기로 유명합니다. 1분기 분기보고서 기준 최대주주(특수관계인 포함)는 전체 발행주식의 79.56%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안성호 대표가 74.56%, 안 대표 부친인 안유수 회장이 5%를 들고 있습니다. 소위 '품절주'라는 별칭이 괜히 붙은 게 아닙니다.

그렇다고 해결이 어려운 문제는 아닙니다. 소액주주 기준을 1년 안에 다시 충족하면 됩니다. 시장에서는 대주주가 지분을 매각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지만 회사 측에서는 손사래를 칩니다. 자사주 일부만 매각하면 해결된다는 겁니다. 에이스침대 관계자는 "가뜩이나 시장이 안 좋은데 주주가치를 훼손할 수 있는 대주주 지분 매각은 검토 대상이 아니다"며 "자사주 약 7%(약 83만주) 중 27만~30만 주를 매각하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매각 시기는 7~8월 정도로 예상됩니다. 에이스침대는 최근 삼성증권과 블록딜 협상을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