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 빠진 대한민국

입력 2022-06-21 17:26
수정 2022-06-22 00:28
서울 성북구에 사는 직장인 최모씨(31)는 요즘 친구들과 약속을 잡을 때 식당이나 술집 대신 스크린 골프장을 찾는 경우가 많다. 그는 “독립적인 방에서 함께 골프를 치며 대화도 나누고 배달음식도 시켜 먹을 수 있으니 일석삼조”라며 “다들 골프에 입문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초보들끼리 연습하는 재미도 쏠쏠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레저·스포츠업계가 적지 않은 타격을 봤지만 ‘코로나 특수’를 누린 골프업종은 최근 3년 새 매출이 매년 평균 18%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비씨카드는 2019년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골프 관련 업종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분석 기간 동안 골프 경기장과 골프 연습장, 스크린 골프장의 카드 매출이 일제히 늘었으며 그중에서도 스크린 골프장 매출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연평균 매출을 보면 골프장과 골프 연습장이 각각 17.3%, 15.9% 늘었고 스크린 골프장은 32.8% 급증했다. 특히 최근 1년간 스크린 골프장 매출 증가율은 직전 연도 대비 47.6%에 달했다. 비씨카드 데이터분석팀 관계자는 “스크린 골프 매출은 주말과 주중 구분 없이 폭증했다”며 “골프 대중화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각종 모임과 회식을 스크린 골프장에서 하는 경우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했다.

골프를 즐기는 연령대도 다양해졌다. 전체 골프 매출에서 5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6월~2020년 5월 75%에서 지난해 6월~올해 5월 67.8%로 줄어든 반면 20~40대 비중은 같은 기간 25.1%에서 32.2%로 늘었다. 특히 20대 비중은 0.8%에서 1.5%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20~30대 중에서도 여성 골퍼들은 접근성이 좋은 스크린 골프장을 주로 찾았고, 남성 골퍼들은 상대적으로 외곽의 골프장에 많이 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