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록 튀어나와야 할 종아리가 반대로 움푹 들어갔다. 앞에는 주먹만 한 살점이 떨어져 나갔다가 다시 붙은 흔적이 있다. 마른 나뭇가지처럼 앙상한 이 오른다리의 주인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7·미국·사진)다.
지난해 2월 교통사고를 당한 뒤 필드로 돌아온 우즈의 ‘맨다리’ 사진이 21일 공개됐다. 한 주니어 선수가 반바지를 입은 우즈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면서 삽시간에 퍼졌다. 우즈는 원래 지난주 열린 남자골프 메이저대회 US오픈에 출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컨디션이 좋지 않자 기권하고 주니어 골프대회에 출전한 아들 찰리를 응원하기 위해 대회장을 찾았다. 사진은 이때 찍힌 것으로 알려졌다.
우즈는 그동안 상처 부위를 다리 보호대 등으로 가렸으나, 이날은 맨살을 숨기지 않았다. 한눈에 봐도 ‘정상’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그의 오른 다리 상태에 많은 팬이 충격을 받았다. 우즈의 사진을 공유한 한 팬은 “우즈가 이 다리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선수들과 (우승) 경쟁을 하는 게 놀랍다”며 “다리 상태만 보면 서 있는 것조차 힘들어 보인다”고 했다.
우즈는 작년 2월 자동차 전복 사고를 당하면서 오른 다리에 ‘분쇄 개방 골절’ 진단을 받았다. 분쇄 골절은 뼈가 여러 곳에서 산산조각이 났다는 의미다. 개방 골절은 뼈가 제 위치를 벗어나 피부를 찢고 나온 것을 뜻한다. 우즈는 철심을 박아 아래 두 개의 긴 뼈인 정강이뼈와 종아리뼈를 고정했다. 발과 발목뼈는 나사와 핀으로 고정했다. 근막을 절개해 피부 부기를 빼는 수술도 받았다. 다리 상태가 정상일 리가 없다.
1년4개월 동안 회복에 전념한 우즈는 지난 4월 복귀 무대인 마스터스에서 컷을 통과하는 기적을 연출했고, 이달 초 열린 PGA챔피언십에서도 컷 통과를 달성했다. 다만 최종 라운드를 앞두고 기권했다.
미국 현지 언론들은 US오픈을 건너뛴 우즈의 다음 대회가 남자골프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디오픈(브리티시 오픈)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디오픈은 다음달 14일부터 나흘간 영국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열린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