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선임 2주 만에 노동조합의 반발을 뚫고 서울 여의도 본점으로 첫 출근을 했다.
21일 산은에 따르면 강 회장은 이날 오전 9시30분께 본점에 출근해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지난 7일 임명 후 산은의 부산 이전을 반대하는 노조에 출근하지 못하다가 2주 만에 취임식을 개최했다.
강 회장의 첫 출근은 노조원들이 상당수가 본점 입구에서 아침 집회를 마치고 사무실로 복귀한 뒤 일부 인원만 남은 가운데 이뤄졌다. 노조원들이 팔짱을 끼고 진입을 막았음에도 큰 물리적 충돌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 노조는 강 회장 선임 이후 출근 저지하는 투쟁을 벌여왔다. 강 회장은 이때문에 여의도에 별도로 마련된 집무실에서 업무를 봐왔다. 강 회장은 출근을 강행한 이유에 대해 “우리 경제와 산은 및 산은 구성원들을 위해서라도 회장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출근했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취임사에서 “우리 경제가 당면한 도전을 극복하고 다시 도약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산은은 혁신성장의 디딤돌이자, 경제안보 위기에 대응하는 한국을 대표하는 싱크탱크, 세계로 뻗어나가는 글로벌 은행이 돼야한다”며 “그린·디지털·바이오 등 산업 전환을 선도하고, 시장 안정자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해나갈 것”이라고 구상을 제시했다. 취임사와 별도로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선 “본점 이전 등 현안은 노사가 함께 참여하는 소통위원회를 구성해 협의 해나가겠다”고 했다.
이후 강 회장은 긴급 임원회의를 소집하고 첫 업무지시로 비상 경제상황 대응방안을 수립하기로 했고, 자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비전위원회도 설치하기로 했다.
산은 노조는 여전히 부산 이전을 철회를 요구하는 총력 투쟁을 예고했다. 산은 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부산 이전 방침으로 올들어 40여명의 직원이 이직했고, 직원들의 동요도 이어지고 있다”며 “강 회장에 대한 불복종과 퇴진 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