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정에 투입되는 물 관리가 수율(문제 없는 양품의 생산 비중), 비용 효율화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큽니다.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물관리 솔루션 사업을 본격 확대할 겁니다.”
미국 수처리 솔루션 전문기업 이콜랩의 헤더 두 보이스 글로벌하이테크사업부장(부사장)은 2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콜랩은 세계 170개국 300만여 곳 기업에 물·에너지·환경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다. 최근 반도체, 디스플레이 공장에 투입되는 물관리 사업을 확장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보이스 부사장은 “반도체 생산 공정에는 하루에만 수십만t의 물이 소비된다”며 “첨단 미세공정일수록 물 사용량을 줄이고 효율성을 극대화하도록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깨끗한 물은 반도체 제조에서 필수재로 꼽힌다. 웨이퍼와 반도체를 씻거나 웨이퍼를 깎는 식각공정엔 1등급 수질의 초순수 물을 사용한다. 반도체는 ‘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 단위의 불순물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물에 따라 수율(생산품 중 양품 비율)도 달라진다.
보이스 부사장이 한국을 방문한 것은 한국 기업과의 협업을 더 늘리려는 목적에서다. 그는 “한국은 반도체 수처리 시장만 해도 연간 3000억원 규모에 달한다”며 “한국에 대한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반도체 수처리 시장 점유율은 5~10%라고 이콜랩 측은 주장했다.
이콜랩은 물관리 솔루션 기술 ‘3D 트레사’를 통해 주요 공정에 최적화된 수질의 용수가 적정량으로 공급되도록 관리한다. 공정 및 설비에서 배출하는 폐수를 처리하고, 물 사용량을 줄이면서 재사용 및 재활용은 늘리는 솔루션도 제공한다. 보이스 부사장은 “2030년엔 전 세계적으로 담수(소금기가 없는 물)의 수요 대비 공급이 56%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물관리는 갈수록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콜랩은 본사에서 지분 100%를 출자한 한국법인을 두고 있다. 보이스 부사장은 “최근 한국에 반도체 물관리 연구개발(R&D) 인력 팀을 신설했다”며 “한국법인 인력도 늘릴 계획”이라고 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