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무슨 짓이냐, 아무것도 아닌 일로."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논란에 대해 "아무것도 아닌 일"이라고 표현해 논란을 자처했다.
설 의원은 이날 20대 전반기 국방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 긴급 브리핑에서 "윤석열 정부가 바라는 건 정쟁에 이용해 득이 되려는 것이 아닌가"라며 이같이 밝혔다.
설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느닷없이 공세를 하는데 이해할 수 없다"며 "아무리 봐도 공격거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 당시 보고받은 야당 의원도 ‘월북이 맞네’라고 했다"며 "그런데 지금 와서 무엇 때문에 이러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아주 이례적으로, 제 기억으로 한 번도 한 적 없는 사과 성명을 김정은 위원장이 냈다"면서 "이게 무슨 짓이냐, 아무것도 아닌 일로"라고 발언했다.
설 의원은 해당 발언 이후 "죄송하다. 이 말은 지우겠다"고 실수를 인정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국민의힘 측은 대통령 기록물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그렇게 할 것까지도 없다"며 "국민의힘 의원들이 안보 해악을 감수하고라도 2020년 9월 24일 당시 비공개 회의록 공개를 간절히 원한다면 국회법에 따라 회의록 열람 및 공개에 협조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9일 국민의힘을 향해 "북한에 굴복했다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신(新)색깔론"이라며 "협력적 국정운영 대신 강대강 국면으로 몰고 가 야당을 압박하겠다는 의도로 판단해 강력히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반발했다.
우 위원장은 "우리 국민이 북한 군인에 의해서 희생됐고, 항의했고, 사과받았다"며 "그분의 월북 의사가 있었는지 아닌지가 뭐가 중요한가"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피살 공무원 아들 이 모 씨는 "우 의원은 하루아침에 남편과 아버지를 잔인하게 잃은 가족들의 처참한 고통이 어떤 것인지 아나"라며 "우 의원이 무슨 자격으로 사과받았으니 된 거 아니냐는 말을 내뱉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 씨는 이날 법률대리인을 통해 공개한 손편지를 통해 "사과받고 북한을 굴복시켰으니 된 거 아니냐고 하는데 누가 누구한테 사과했다는 것인가"라며 "김정은이 제 가족에게 사과했나? 그리고 제가 용서했나? 조선중앙통신에서 모든 책임이 남쪽에 있다고 했는데 이것이 북한을 굴복시킨 것인가"라고 반박했다.
이어 "가족에게 공개되지 않는 군 특수정보가 아버지가 월북하셨다는 증거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아버지는 월북자, 남겨진 가족은 월북자 가족이 되는 건데 이런 끔찍한 죄명을 주려면 확실하고 명확한 증거를 가족들이 확인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당신들만 알고 공개조차 할 수 없는 것을 증거라며 '너희 아버지는 월북이 맞으니 무조건 믿어라' 하는데 이건 반인권적인 행위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 의원의 소속은 대한민국 국회의원이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소속이 아님을 기억하라"면서 " 또다시 2차 가해가 진행된다면 국민이 심판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은 지난 16일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정보공개 청구 소송에서 항소를 취하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민주당의 '신색깔론' 비판 제기에 "법과 원칙에 따라서 공정하게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