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이 붕괴사고가 일어났던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권을 지켜냈다.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한데다 안전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다짐이 통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안팎에서는 HDC현산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여전하지만, 시공권 방어에 잇달아 성공하면서 조합원들의 신뢰감을 회복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2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광주 학동4구역 주택재개발정비 사업조합이 개최한 임시총회에서 제2호 안건으로 HDC현산의 조치계획서 수용 여부를 받아들이는데 의견을 모았다. 참석 조합원 630명 가운데 찬성이 562표(89.2%)로, 반대 53표(8.4%)와 기권·무효 15표(2.4%) 등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HDC현산은 서울 잠실진주아파트를 비롯해 미아4구역 재건축, 이문3구역, 상계1구역, 울산 남구B-07구역 등에 이어 이번 광주 학동4구역까지 시공권을 사수하게 됐다. 특히나 광주 학동4구역은 붕괴사고가 난 해당 사업지라는 부분에서 의미가 있다는 게 업계 안팎의 해석이다. 학동4구역 붕괴사고는 지난해 6월9일 오후 재개발 사업지에서 철거 중이던 5층짜리 건물이 무너지면서 바로 앞 정류장에 정차한 시내버스를 덮친 사고다. 승객 17명 중 9명이 숨지고 운전기사와 승객 등 8명은 크게 다쳤다.
시공권 사수의 배경에는 '파격적인 조건'이 있었다. HDC현산은 시공권을 지키기 위해 최고급 마감재를 적용한 인테리어와 스카이 커뮤니티·수영장 등 호텔급 커뮤니티 적용을 약속했다. 축구장 면적 5배 크기의 중앙 광장, 18개 테마정원의 조경 특화, 음식물 쓰레기 이송설비 설치와 같은 생활 편의성 강화 시스템 적용 등 최고급 상품 특화를 제시했다. 여기에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공사비 상승에도 추가 부담이 없는 확정 공사비도 제안했다.
한편 HDC현산은 최근 대표이사 교체와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지난 2월에는 최고안전책임자(CSO) 조직을 신설하고 외부 출신 현장 전문가인 정익희 부사장을 각자 대표이사 겸 CSO로 선임했다. 지난달 취임한 최익훈 대표는 HDC아이파크몰 대표를 지냈으며, HDC랩스(옛 HDC아이콘트롤스)의 유가증권시장 상장과 부동산 정보 제공 기업 부동산R114의 빅테이터 플랫폼 사업을 주도한 바 있다. 취임 이후 첫 행보로 전 현장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하는 등 전사적 안전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