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희 "인생 바꿔준 BC카드·한경컵…우승 DNA 새겼죠"

입력 2022-06-19 17:55
수정 2022-06-20 00:09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은 제 인생을 바꿔준 대회예요. 2연패, 꼭 하고 싶습니다.”

임진희(24)는 19일 “24일 경기 포천힐스CC에서 열리는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2018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데뷔한 뒤 시드전을 전전하던 그가 지난해 이 대회 우승 한 방으로 ‘인생 역전’을 이뤘기 때문이다. 우승자만 오르는 ‘위너스 클럽’ 멤버가 됐고 올 시즌을 앞두고는 신생 구단 안강건설에 ‘에이스’로 영입됐다.

우승 과정도 극적이었다. 1라운드에서 1오버파로 시작해 우승과 연이 없는 듯했으나 2, 3라운드에서 타수를 줄이더니 마지막 날에 5타 차 열세를 뒤집었다. 3라운드까지 그는 공동 13위에 불과했는데, 최종라운드가 끝난 뒤엔 리더보드 가장 윗자리에 있었다. 무명 선수였기에 방송 중계 카메라도 따라붙지 않은 상태에서 만들어낸 우승이었다. 골프팬들 사이에서는 “이게 바로 골프다!”라는 감탄이 나왔다. 임진희는 “어떻게 해야 우승하는지 깨달았다. 내게 우승 DNA를 심어준 대회”라고 돌아봤다.

우승 이후로 일이 술술 풀렸다. 첫 우승 상금을 포함해 지난해에만 3억1253만원을 챙기며 상금랭킹 22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올해는 10개 대회에 나와 톱10에 세 번 들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홀인원도 메이저대회에서 두 번이나 했다. 지난해 10월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 이어 올해 한국여자오픈 3라운드에서 3000분의 1(프로가 홀인원을 하는 확률)의 바늘구멍을 두 번이나 뚫었다. 임진희는 “떼돈을 번 건 아니다. 예전에는 탕수육을 먹었다면 이젠 칠리새우 정도는 눈치 안 보고 시킬 정도”라며 웃었다.

경기력에서도 한 단계 더 성장했다. 일단 비거리가 늘었다. 작년 237야드였던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가 올해 248야드(18일 기준)로 늘어나며 투어 전체 16위를 달리고 있다. 한 클럽 더 짧게 잡고 그린을 공략하면서 지난해 70.8%였던 그린 적중률이 올해 75.7%(13위)로 치솟았다. 비거리를 늘리고 싶어 중학교 때부터 유지해 온 몸무게를 3㎏ 정도 늘렸다고 한다. 임진희는 “항상 세게 치고 싶은 욕심이 있었는데 스윙이 망가질까 봐 시도하지 못했다. 지난해 우승하고 자신감을 얻어 ‘업그레이드’에 성공했다”고 했다.

여기에 신무기 ‘페이드 샷’을 장착했다. 한 라운드에 세 번 정도, 꼭 필요할 때 꺼내는 ‘필살기’다. 임진희는 “원래 드로 샷을 구사했는데, 핀이 그린 오른쪽에 있을 때에 대비해 겨우내 연습했다”며 “타이틀 방어 때도 중요한 순간에 꼭 사용할 것”이라고 했다.

실력이 늘었고 자신감도 얻은 만큼 타이틀 방어에 대한 욕심은 더 커졌다.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이 열리는 포천힐스CC는 정확도 높은 아이언 샷을 구사하는 선수에게 유리하다. ‘송곳 아이언 샷’에 정확한 퍼트를 장착한 임진희는 올해 단연 유력한 우승 후보다. 임진희는 “지난해는 저에게 기대를 거는 분이 없었는데 올해는 주변에서 정말 많은 기대와 응원을 보내준다”며 “낯설면서도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남들은 타이틀 방어에 도전할 때 ‘해도 못 해도 그만’이라던데 저는 아니다. 정말로 꼭 우승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포천힐스CC 곳곳을 꿰뚫고 있는 그는 짧은 파4홀인 8번홀과 18번홀(파5)을 승부처로 꼽았다. 임진희는 “8번홀은 최종라운드에서 선수들이 ‘1온’을 할 수 있도록 티잉 에어리어를 앞당겨 놓는다. 18번홀도 2온이 가능해진다”며 “비거리가 늘어난 만큼 이번엔 꼭 이 두 개 홀에서 버디 이상의 스코어를 노릴 것”이라고 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