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촌·바른·세종 변호사, 새 정부 요직에 '전진 배치'

입력 2022-06-19 17:20
수정 2022-06-20 00:16
윤석열 정부 내각 구성이 대부분 마무리되면서 로펌업계에서도 어떤 인물이 공직에 진출했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검찰 출신 인물들이 중용돼 이들이 몸담았던 로펌도 함께 조명받는 분위기다. 인적 네트워크가 법률 자문과 사건 수임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로펌 특성상 새 정부와의 인연 역시 중요하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선 법무법인 율촌, 바른, 세종 등이 윤석열 정부 요직 인물을 배출한 로펌으로 꼽고 있다.

檢 출신 변호사 줄줄이 요직 진출19일 로펌업계에 따르면 새 정부 고위공직자로 임명된 검사 출신 중에는 로펌에서 활동한 인물이 적지 않다. 이노공 법무부 차관(사법연수원 26기)과 박성근 국무총리 비서실장(26기), 이시원 대통령비서실 공직기강비서관(28기) 등이 대표적이다.

법무부 최초의 여성 차관인 이 차관은 2020년 3월부터 2년여간 세종에서 근무했다. 오랜 검사 생활의 경험을 살려 형사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했다. 이 차관은 검사 시절엔 대검찰청 형사2과장, 서울남부지검 형사3부장, 법무부 인권정책과장, 서울중앙지검 4차장, 수원지검 성남지청장 등 주요 보직을 거쳤다. 서울중앙지검 4차장 시절 지검장이 윤 대통령, 3차장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었다. 윤 대통령과는 검사 생활을 시작한 1997년 성남지청에서 함께 근무하며 처음 알았다.

박성근 비서실장도 이 차관과 같은 해인 2020년 검사 옷을 벗고 바른에 입사했다. 그는 검찰 재직 당시 다양한 분야에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바른 형사그룹과 중대재해대응센터에서 활동했다. 그는 검사 시절 대검찰청 공안3과장, 인천지검 공안부장, 국가정보원 수사자문관,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장, 공정거래위원회 법률자문관, 광주지검 순천지청장 등을 지냈다. 바른은 검찰 출신 정치인인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수년간 변호사로 몸담은 곳이기도 하다. 권 장관은 윤 대통령과 사법고시 공부를 함께하며 어울린 사이로 잘 알려져 있다.

이시원 비서관은 대통령비서실로 오기 전 3년간 율촌에서 변호사 생활을 했다. 검사 시절 형사·공안 분야 경험을 살려 율촌에서 형사사건과 중대재해 분야 등을 맡았다. 그는 검찰에선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 부부장,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장, 수원지검 형사2부장 등을 거쳤다. 판사 출신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오랫동안 율촌에서 변호사로 활동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충암고·서울대 후배이기도 하다. 공석 생긴 로펌들, 추가 영입 나설 듯로펌들은 공직자 배출이 영업활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길 기대하고 있다. 다만 지나친 확대해석은 경계하고 있다. 특정 정권과 가까운 이미지가 형성되면 오히려 부작용이 크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새 정부로 떠난 인물의 빈자리를 메우는 것도 과제다. 로펌업계에선 조만간 있을 검찰 정기인사 이후 사직서를 제출하는 검사들을 상대로 주요 로펌의 영입전이 벌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미 김락현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장검사(율촌)와 진현일 서울중앙지검 형사10부장검사(세종) 등 최근 사의를 밝힌 일부 검사가 속속 대형 로펌에 영입되고 있다.

한 로펌 대표변호사는 “새 정부 내각 인선과 법무부·검찰 인사가 차례로 진행되는 과정에서 인재 영입 기회가 생기고 있다”며 “전문성 강화를 위한 스카우트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