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기아의 친환경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받고 있다. 긍정적인 평가가 판매 실적으로 이어지면서 친환경차 누적 판매도 300만 대를 돌파했다. 경쟁사인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도 트위터를 통해 현대차의 전기차 점유율을 높게 평가했다. 스포티지 PHEV, 글로벌 경쟁력 입증
기아는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스포티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사진)가 독일 자동차 전문지 두 곳의 비교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19일 발표했다. 유럽 올해의 차를 수상한 전기차 EV6에 이어 PHEV 부문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분기 유럽에서 PHEV 판매 비중은 8.9%로 집계됐다.
독일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모토운트슈포트는 기아 스포티지, 도요타 라브4, 오펠 그랜드랜드, 볼보 XC40 등 4개 PHEV를 대상으로 △보디(차체) △안전성 △편의성 △파워트레인 △주행 △친환경성 △경제성 등을 평가했다. 스포티지는 649점으로 라브4(615점), 그랜드랜드(603점), XC40(566점)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이 매체는 스포티지 PHEV에 대해 “2열 공간이 넉넉한 데다 짐을 싣기 편리하다”며 “LED(발광다이오드) 헤드램프,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 등 고급 사양도 대거 적용됐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독일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빌트는 스포티지와 그랜드랜드 등 2개 PHEV 모델을 대상으로 비교 평가를 했다. 스포티지는 559점으로 그랜드랜드(533점)를 제쳤다.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의 상호 작용이 매끄럽고, 조향감이 부드럽다는 평가다. 기아 관계자는 “두 전문지의 평가 결과는 독일뿐 아니라 유럽 소비자들이 차량을 구매할 때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친환경차 연간 최다 판매 전망
해외 시장의 좋은 평가는 친환경차(전기차, 하이브리드카, PHEV, 수소전기차) 판매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첫 친환경차를 내놓은 2009년부터 올 5월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300만6314대를 판매했다.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2016년 1%대에서 올 1~5월엔 14.6%까지 높아졌다. 전기차 중에선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22만428대), 기아 니로 EV(16만3884대), 현대차 아이오닉 5(10만5247대), 기아 EV6(6만4924대) 순으로 많이 팔렸다.
최근 국제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 안팎을 넘나들며 친환경차 수요가 늘어난 터라 올해 이들 차종의 판매량은 연간 최다를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 현대차 아이오닉 6가 출시되는 데다 내년 4월 기아는 대형 전기 SUV인 EV9을 내놓을 예정이라 제품군도 더 다양해질 전망이다.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를 이끄는 머스크 CEO도 현대차의 경쟁력을 인정했다. 그는 지난 18일 트위터를 통해 “현대차가 잘하고 있다(Hyundai is doing pretty well)”고 말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가 미국 1분기 전기차 점유율 순위를 올린 데 대한 답글이다.
CNBC방송에 나온 해당 자료는 테슬라 점유율이 75.8%로 1위를 차지했고 현대차·기아(9%), 폭스바겐(4.6%), 포드(4.5%), 기타(6.1%) 등이 뒤를 이었다는 내용이다. 머스크 CEO는 “(현대차에) 너무 공짜 광고를 해줬다”는 글을 뒤이어 올리기도 했다. 이 두 트윗은 19일 오후 2시 기준 각각 6만4000여 개, 1만2000여 개의 ‘좋아요’를 받았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