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플러스는 지난해 매출 374억원, 영업이익 182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의 절반(48.7%)을 영업이익으로 거둬들인 셈이다. 10~30%대인 경쟁사들의 영업이익률을 크게 웃돈다. 프리미엄 필러 시장에서 자리 잡은 히알루론산(HA) 필러 덕분이다.
정현규 바이오플러스 대표(사진)는 최근 인터뷰를 하고 “디비닐설폰(DVS) 기반의 HA 필러를 앞세워 경쟁사에 비해 5배 이상 비싸게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며 “올해 세계 최대 필러 시장인 중국에 진출하고 미국 시장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름 등을 펴는 피부미용 제품인 필러에 쓰이는 히알루론산은 몸속에 들어가면 수일 내 분해된다. 히알루론산이 없어지지 않고 장기간 유지되려면 가교제를 써야 한다. 대부분 필러업체는 부탄디올디글리시딜에테르(BDDE)를 가교제로 사용한다. 히알루론산을 연결한 뒤 남은 BDDE는 체내에 머물며 부작용을 일으키기 쉽다.
바이오플러스는 BDDE 대신 DVS를 가교제로 쓴다. 정 대표는 “저분자인 DVS는 BDDE보다 길이가 짧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고, 필러의 점탄성과 지속성을 높여준다”고 설명했다. 필러업체 중 DVS를 가교제로 사용하는 곳은 바이오플러스가 유일하다. 반응속도가 빠른 DVS를 제어하고 양산하는 기술은 이 회사만 갖고 있다.
올해 중국 하이난성에서 HA 필러를 본격적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이르면 이달 하이난성에서 품목허가가 날 전망”이라며 “올 하반기부터는 중국 매출이 본격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 필러 시장에도 도전장을 낸다. 정 대표는 “연내 미국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글로벌 제약사 등 협력사를 찾을 계획”이라고 했다.
바이오플러스는 단백질 재조합 기반의 차세대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개발 중이다. 단백질 반감기 증강 기술을 적용해 기존 제품 대비 지속 기간을 늘릴 수 있다. 미국 노보노디스크의 주사형 비만치료제 ‘삭센다’의 바이오베터(바이오의약품 개량신약), 대상포진 등 바이러스성 피부질환 치료제 등 바이오 의약품으로도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바이오플러스는 올해 매출 650억원, 영업이익 35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 대표는 “미용 종합 기업으로 거듭나 내년엔 매출 1000억원, 2025년엔 3000억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했다.
이선아/서형교 기자/사진=김범준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