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20대 입맛에 딱"…네이버 'Z세대 멤버십' 나온다

입력 2022-06-19 16:19
수정 2022-06-19 16:27

네이버가 20대 입맛에 맞춘 Z세대 전용 멤버십을 출시한다. 주요 정보기술(IT) 플랫폼이 20대 사용자를 특정해 멤버십 상품을 내놓는 첫 사례다. 최근 플랫폼간 격화하는 멤버십 경쟁이 타겟과 서비스를 세분화하면서 더욱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Z세대 멤버십 나온다…'맞춤형 혜택 집중'19일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올 3분기 중 Z세대 전용 멤버십 프로그램을 내놓을 예정이다. 주 사용연령을 특정짓지 않은 기존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에 비해 Z세대의 선호도가 높은 서비스 혜택을 집중적으로 대폭 강화하는 게 주요 특징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현재 Z세대를 타겟한 멤버십 혜택 설계와 브랜드 제휴 등을 검토하는 단계” 라면서 “올해 중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 멤버십 상품은 네이버 웹툰·웹소설과 음원스트리밍 플랫폼 바이브 등 네이버 산하 콘텐츠 서비스를 비롯해 게임, 엔터테인먼트, 교육 등 외부 브랜드와의 제휴 서비스로 구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는 신규 상품을 짜기 위해 기존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을 비롯해 네이버 쇼핑 등 각종 기능 데이터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년간 멤버십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쌓은 데이터와 노하우를 아울러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이커머스를 비롯해 검색·소셜미디어(블로그)·메타버스(제페토)·모바일앱(스노우) 등 서비스군이 다양해 막대한 사용성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주요 선호 서비스만 발라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비율)’ 높은 상품을 내놓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치열해지는 멤버십 시장 경쟁네이버는 유료 멤버십 누적 사용자가 800만명으로 쿠팡에 이어 국내 멤버십 시장 2위 기업이다. 월 4900원을 내면 최대 네 명까지 물건 구매시 적립·할인 혜택을 준다. 티빙, 스포티비나우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이용권도 제공한다.

네이버는 멤버십 상품을 통해 커머스 사업 이익(1분기 기준 4160억원)을 기존 검색 사업 수준(1분기 기준 8430억원)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주요 플랫폼 기업들은 유료 멤버십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지난 13일엔 신세계그룹이 쓱닷컴(SSG닷컴)과 지마켓·옥션을 통합한 유료멤버십 서비스 ‘스마일클럽’을 출시한지 한 달만에 신규회원 30만명을 모았다고 발표했다.

SK텔레콤은 유료 멤버십 ‘우주패스’ 서비스 다변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르면 다음달 중 SK스퀘어 산하 이커머스 플랫폼 11번가와 협력해 쇼핑에 특화한 멤버십 ‘우주패스 슬림’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플랫폼 생태계 확장…다방면 효용 효과각 기업들은 이용자가 매달 일정 금액을 미리 지불한 뒤 혜택을 누리기 위해 특정 플랫폼 서비스를 더 많이 쓰는 ‘락인(자물쇠)’ 효과를 노리고 있다.

다양한 사업을 갖춘 IT 플랫폼들이 제휴를 통해 협업 생태계를 확장하기에도 좋다. CJ ENM의 OTT 티빙이 작년 네이버 멤버십과 제휴한 뒤 가입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세 배 이상 늘어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생태계가 확장되면 이용자 입장에선 다방면에서 받을 수 있는 효용이 늘어난다. 계정마다 쇼핑을 해야만 적용되는 단순 무료 배송·반품 커머스 서비스만이 아니라 영상·교육·게임 등 사용자마다 원하는 제휴처에서 각종 혜택을 쓸 수 있는 식이다.

네이버는 현대카드, 대한항공, CU 편의점 등과 제휴해 멤버십을 운영하고 있다. SK텔레콤도 지난달 우주패스 ALL에 하나투어, 홈플러스 제휴를 추가하는 등 꾸준히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있다.

멤버십은 플랫폼의 주요 캐시카우 역할도 할 수 있다. 쿠팡은 이달 들어 쿠팡 와우 멤버십 요금을 기존 월 2900에서 4990원으로 70% 인상했다. 이용자별로 1년 기준 기존 대비 2만5000원 이상을 더 지불해야 하는 셈이다.

이는 수익 구조 개선을 위한 강수로 풀이된다. 쿠팡은 올 1분기 영업손실이 약 2610억원, 누적 적자가 6조원에 달한다. 업계는 쿠팡이 멤버십 가격 인상을 통해 연간 추가 수익 약 2250억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