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웨이퍼에 1兆 투자하는 SK실트론, 신용등급 상향 조정

입력 2022-06-19 13:15
수정 2022-06-20 09:48
이 기사는 06월 19일 13:1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웨이퍼 제조기업 SK실트론의 신용도가 상향 조정됐다. 대규모 투자 부담에도 불구하고 제품 수요가 탄탄해 재무 안정성을 개선할 수 있다고 평가받았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SK실트론의 기업 신용등급(A0)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올렸다. 우호적인 제품 수급 여건을 기반으로 뛰어난 이익 창출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탄탄한 웨이퍼 수요 덕분에 1조원 규모 투자 성과가 가시화할 경우엔 외형 확대와 재무 안전성 개선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SK실트론은 경북 구미 산업단지에 3년간 1조495억원의 증설 투자를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300㎜(12인치) 웨이퍼 생산을 확대하기 위한 설비 건설 목적이다. 고객사의 공급 증대 요청이 잇따른 데 따른 대응 차원이다.

대규모 투자자금 유출 부담은 고객사와 장기 공급계약을 맺어 최소화하기로 했다. 올해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해 고객사들로부터 받기로 한 선수금은 6000억원 이상으로 추정했다. 이 덕분에 SK실트론이 재무 부담을 반영하는 지표인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을 1.5배 안팎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한국신용평가는 내다봤다.

올 상반기 웨이퍼 가격 인상도 재무 안정성에 호재로 꼽힌다. SK실트론은 판매가격 인상에 힘입어 지난 1분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반도체업계는 2026년까지 반도체 웨이퍼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1월 미국 상무부는 반도체 부족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반도체 기판을 만들기 위한 핵심 소재인 웨이퍼 공급 부족을 지목하기도 했다. SK실트론은 공격적인 설비 증설로 시장 선도적인 입지를 굳힌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웨이퍼 시장은 SK실트론과 신에츠, 섬코, 실트로닉, 글로벌웨이퍼스 등 5개사가 전체의 93%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SK실트론은 2018년부터 300㎜ 웨이퍼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글로벌 3위 점유율을 유지해왔다. 지난해 점유율은 18.1%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