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승부 열전’으로 불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이 더 강하고 화끈하게 돌아온다. 박민지 박현경 임희정 장하나 등 국내 최고 골퍼들이 총출동해 작년보다 늘어난 상금(7억→8억원)을 놓고, 오는 24일부터 사흘 동안 경기 포천힐스CC에서 자웅을 겨룬다. ‘행운의 언덕’을 3년 만에 찾는 갤러리들을 위해 주최 측은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박민지·유해란 등 톱랭커 총출동
골프업계에서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을 ‘명승부 열전’으로 부르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지난 일곱 번의 대회 중 다섯 번이 역전 우승으로 끝나서다. 2019년 조정민(28)이 우승했을 땐 최종라운드에서 7타가 뒤집혔다. 이는 KLPGA투어의 ‘최다 타수 차 역전 우승’(8타 차)에 1타 모자란 2위 기록이다.
2020년 대회에선 김지영(26)이 연장 2차전에서 이글로 경기를 끝냈다. 당시 대회 평균 시청률은 0.685%(수도권 유료 가구 기준·AGB닐슨)로 역대 KLPGA투어 대회를 통틀어 시청률 5위를 기록했다. 작년에는 무명의 임진희가 유명 선수들을 꺾고 우승해 KLPGA의 ‘신데렐라’가 됐다.
스타 선수들은 올해도 총출동한다. KLPGA투어 상금랭킹 1위 박민지(24), 2위 유해란(21) 등이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000년생 트로이카’ 박현경과 임희정, 조아연도 출격한다. 이 대회 2015년 챔프 장하나(30)도 출전 채비를 마쳤다.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유현주(28)와 안소현(27)도 모처럼 투어 나들이에 나선다.
최대 관전 포인트는 ‘몸 풀린’ 박민지를 누가 막느냐다. 박민지는 올 들어 2년 연속 같은 대회에서 우승하는 ‘타이틀 방어’에 두 번이나 성공했다. 지난 16일부터 열리고 있는 한국여자오픈에서 올해 세 번째 타이틀 방어에 도전하고 있다. ○2만 명 넘는 갤러리 몰릴 듯
올해 대회는 세 가지 측면에서 과거와 달라졌다. 상금은 작년보다 1억원 늘어난 반면 대회 기간은 3일로 하루 줄었다. 대회 관계자는 “보다 압축적인 재미를 위해 대회 기간을 줄이는 대신 상금은 높였다”고 설명했다.
2019년 이후 3년 만에 갤러리를 필드에 들인다.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은 코로나19로 지난 2년간 무관중으로 대회를 치렀다. 올 들어 KLPGA투어의 평균 관중 수는 1만3000여 명. 골프업계는 포천힐스CC의 접근성이 좋은 데다 다양한 경품 이벤트도 준비하고 있는 만큼 갤러리 수가 올해 KLPGA투어 평균을 크게 뛰어넘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각에선 대회기간이 과거보다 줄었는데도 2019년 세운 이 대회 최다 갤러리 기록(약 2만 명)을 깰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포천힐스CC는 구리~포천 고속도로를 타면 서울 어디에서나 1시간 안에 갈 수 있는 게 강점이다. 포천IC에서 3분 거리여서 서울 강남 또는 잠실에서 35분이면 닿는다. 경기 고양시 일산 등지에서도 40분 안팎이면 도달한다. 포천힐스CC 관계자는 “골프장으로 오는 시간은 물론 돌아갈 때 서울 방향으로도 밀리지 않는 편”이라고 말했다.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은 올해 본 대회 시작 전인 22일 프로암(프로-아마추어) 대회를 마련했다.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22 테일러메이드 드림 챌린지’다.
국내 14세 이상 아마추어 골퍼 3명과 KLPGA투어 소속 프로 1명이 한 조를 이뤄 대결하는 방식이다. 이 대회에서 우승한 아마추어는 본 대회 출전권을 얻는다. 글로벌 골프용품 업체가 프로암 대회를 통해 한국 골프 꿈나무 발굴에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