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기술적인 약세장에 들어서자 헬스케어주가 방어주 역할을 하고 있다. 경기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탄탄한 수요를 갖춘 데다 배당금이 높은 대형 헬스케어 종목들이 휘청이는 증시에서 피난처가 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15일(현지시간) 배런스에 따르면 제약 및 헬스케어 종목들이 포함된 S&P500 헬스케어지수는 연중 고점인 지난 1월 3일 대비 13.3% 하락했다. 같은 기간 S&P500지수가 20.99% 떨어지며 약세장에 진입한 점을 고려하면 선방한 셈이다.
S&P500 편입 종목 중 연초 대비 주가가 상승한 종목은 80여 개다. 이 중 헬스케어 종목은 10개다. 상위 5개 종목은 올 들어 주가가 10%가량 올랐다. 약품 유통업체인 맥케슨과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 머크, 바이오업체 버텍스, 오르가논이다.
맥케슨은 미국 최대 의약품 유통사다. 이 회사 주가는 1월 3일 이후 23.7% 상승했다. 맥케슨이 지난달 발표한 2022회계연도(2021년 4월~2022년 3월) 매출은 2640억달러(약 340조원)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주당 순이익은 23.69달러로 38% 늘었다. 맥케슨은 “한 해 동안 35억달러어치의 자사주 매입과 2억7700만달러의 배당 등 38억달러를 주주환원에 썼다”고 밝혔다. 2023회계연도에는 주당 순이익이 22.90~23.60달러일 것으로 전망했다.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과 머크 주가는 같은 기간 각각 18.9%, 10.6% 올랐다. 우선 배당수익률이 각각 3%와 3.3%로 높다. 호재도 있었다.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은 이달 항암제 개발기업인 터닝포인트를 41억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머크는 실적이 좋았다. 지난 1분기 매출이 159억달러(약 20조4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했다. 시장 전망치(146억달러)도 웃돌았다.
버텍스와 오르가논 주가는 1월 3일 이후 각각 10.3%, 9.8% 상승했다. 배런스는 “버텍스는 현재 개발하고 있는 비마약성 진통제 등 신약 임상 결과가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6월 상장한 오르가논도 최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에 진전이 있다고 발표하며 주가가 힘을 받았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