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가계대출을 단계적 규제를 정상화로 청년층의 '내집마련'이 수월해질 전망이다. 청년층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출시 장래소득 인정을 확대하면서 대출 한도가 대폭 늘어난다는 점에서다.
금융위원회가 16일 발표한 '새정부 가계대출 관리방향 및 단계적 규제 정상화방안'에 따르면 장래소득 증가 가능성이 높은 연령층의 대출한도가 확대된다. 현재 청년층의 소득으로 DSR을 산정할 시 상환능력이 과소평가된다는 점을 보완했다.
미래소득 산정시 적용만기도 현재는 20년으로 제한됐지만, 실제 만기 중 차주에게 유리한 방안을 선택해 활용할 수 있도록 개선됐다. 이를 통해 30대의 경우 대출 한도는 17.7%, 20대는 대출한도가 51.6%나 확대된다. 이는 오는 3분기 금융권 모범규준 개정 및 시행을 통해 적용될 예정이다.
예를 들어, 30대보다 소득이 낮은 20대의 대출 한도는 1억원 이상 늘어난다. 월 급여 250만원을 받는 만 24세 무주택 근로자는 현재 소득이 3000만원이지만, 장래소득은 4548만원으로 산정된다. 연 3.5% 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경우, 대출 한도는 2억2269만원에서 3억3760만원으로 확대된다. 대출한도의 확대 폭은 51.6%나 된다.
월 급여 300만원을 받는 만 30세 무주택 근로자의 소득은 연 3600만원이지만, 만기 20년을 적용한 장래소득은 4237만원으로 확대된다. 연 3.5% 금리로 주담대를 받는다면 대출한도는 2억6723만원에서 3억1452만원으로 늘어난다.
생애최초 주택구매자에 대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상한은 80%가 적용된다. 총 대출한도는 6억원으로, 기존(4억원)보다는 높게 책정됐다. 정부는 추후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 상황 등을 감안해 확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생애최초 이외 무주택자에 대해선 현행 무주택 대상 서민·실수요자 LTV 우대제도가 적용된다. 부부합산소득이 9000만원 이하이고, 주택가격이 9억원 아래일 때 LTV 50~60% 정도의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DSR 3단계 추진과 관련해 일부 대출은 DSR 산정시 제외된다. 추가로 긴급 생계자금으로서 여신심사위원회에 승인을 받은 주담대도 DSR 산정에서 제외된다. 대출한도는 1억5000만원으로 기존의 1억원보다 확대된다.
또 신용대출의 연소득 범위 내 제한을 폐지한다. 소득 수준을 넘는 과도한 대출은 차주단위DSR로 일원화해 관리된다. 이를 통해 소득이 1억원인 직장인의 대출한도도 기존 1억원에서 1억6000만원으로 확대된다. 대출금리 5%(대출기간은 5년)를 적용했으며 신용대출 외에 다른 대출이 없다는 점을 가정한 결과다.
정책모기지의 활용도도 높아질 전망이다. 주택금융공사의 정책모기지에 50년 만기가 도입돼, 대출 한도를 높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전망이다. 보금자리론·적격대출의 최장 만기를 현행 40년에서 50년으로 확대한다. 50년 만기 정책모기지 이용대상은 만 34세 이하 또는 7년 이내 신혼부부다.
만기가 늘어나면서 대출한도는 2000만원 가량 늘어난다. 부부소득 연 3000만원인 신혼부부가 연 4.6% 금리로 보금자리론을 통해 3억원을 대출받을 때, 최대 대출한도는 50년 기준으로 3억1000만원, 월 상환부담은 128만원이다. 40년 만기일 때의 대출한도(2억9000만원)와 월 상환부담(137만원)과 비교하면 월상환 부담도 9만원 줄어든다.
청년과 신혼부부 대상으로 40년 만기 보금자리론에도 체증식 상환방식을 도입, 소득이 적은 대출초기 상환부담을 완화한다. 보금자리론과 적격대출의 조기상환수수료도 현행 1.2%에서 0.9%로 인하한다.
추가로 현재 변동금리 주담대 차주를 대상으로 안심전환대출도 추진한다. 올해와 내년에 각각 20조원 규모로 공급하며, 금리추이와 시장수요 등을 반영해 내년에 최대 20조원을 추가 시행도 검토한다.
안심전환대출 지원대상은 부부합산 소득 7000만원 이하로, 시가 4억원 이하 주택에 한해 신청이 가능하다. 대출한도는 최대 2억5000만원으로, 주택 가격이 낮은 순서대로 지원대상이 선정된다. 제공되는 고정금리는 보금자리론 금리보다 최대 0.3%포인트 인하한 수준이 될 전망이다. 안심전환대출은 오는 9월부터 접수를 개시할 예정이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