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으로 만드는 일자리,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입력 2022-06-15 17:41
수정 2022-06-16 01:29
‘대변혁의 시기.’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15일 한경 밀레니엄포럼에서 최근 한국 노동시장 환경을 이렇게 규정했다. 그러면서 “산업구조가 재편되면서 평생 직장 개념도 옅어졌다”며 “정부 재정 지원을 통한 단기일자리 창출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장관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새 정부의 고용노동정책 방향’을 설명하면서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산업구조와 일자리는 양적·질적 변화를 거듭하고 있고, 저출산·고령화로 노동인력 부족 문제가 가시화하고 있으며,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등장으로 채용과 근무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런 도전 과제에 맞서 새로운 고용노동시스템을 구축해 경제의 재도약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역동적인 노동시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단절 없는 일자리 지원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가 강조해온 정부 재정을 통한 직접일자리 창출과 장려금(보조금) 지급 중심의 일자리 사업을 새 정부에선 직업훈련과 고용서비스 중심으로 구조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기존에 해오던 직업훈련과 고용서비스도 공급자 중심 마인드에서 벗어나 현장 수요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이 장관은 “단기적 대응에서 벗어나 분야별·수준별로 기업 수요에 맞는 범부처적 인력 양성 체계를 공고화하겠다”며 “프로젝트 훈련을 확대하고 중장년을 중심으로 신산업 분야 이직 훈련을 활성화하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또 “청년과 여성의 노동시장 진입을 확대하기 위한 정책을 펼치겠다”고 했다. 저출산·고령화가 심화하는 상황 속에서 성장 잠재력을 높이기 위해선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청년과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 장관은 “청년의 경우 재학생 단계부터 선제적으로 신속한 노동시장 진입을 지원하고 일 경험 기회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를 위해선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와 긴밀하게 협의한다는 방침이다.

안전 문제와 관련해서는 “산업안전보건정책의 ‘패러다임’ 자체를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지금까지의 규제·감독·처벌 중심 산재 예방 정책을 앞으로는 예방·상시점검 체계로 개편하겠다”며 “일하고 다친 분들은 보다 신속히 일자리에 복귀할 수 있도록 맞춤형 재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정의진/곽용희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