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면서 수도권 주택 가격이 한 달 만에 하락 전환됐다. 대출 금리 인상 여파로 고가 전세보다 월세를 찾는 수요가 많아지면서 월세 상승 폭은 커지고 있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주택(아파트·단독·다세대 포함) 가격은 전월 대비 0.04% 하락했다. 새 정부 출범 기대로 지난 4월(0.03%) 상승 전환한 지 한 달 만에 다시 내림세로 돌아선 것이다. 전국 주택가격도 0.01% 올라 전월(0.06%) 대비 상승 폭이 축소됐다.
전반적인 매수 심리 위축과 매물 적체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경기도는 1기 신도시 재건축 규제 완화 호재에도 불구하고 0.06% 하락했다. 일산 서구(0.34%)·동구(0.20%), 성남 분당구(0.17%) 등 1기 신도시들의 매수세는 여전히 높았지만 시흥(-0.59%), 수원 영통구(-0.45%), 용인 수지구(-0.41%) 등 다른 지역들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매물 누적이 지속되고 급매 위주로 거래가 이어지면서 경기 지역 하락 폭이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인천도 연수구(-0.56%), 서구(-0.37%), 부평구(-0.07%) 등에서 급매물이 나오면서 -0.15%의 높은 하락률을 나타냈다. 서울은 0.04%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개발 기대가 반영된 용산구(0.17%)가 강세였고 서초구(0.17%), 강남구(0.09%) 등 강남권도 강세를 이어갔다.
전국 주택 전셋값은 보합을 나타냈다. 서울은 -0.01%로, 전월(-0.04%)보다 하락 폭이 줄였다. 수도권도 전월 -0.03%에서 -0.02%로 하락 폭이 축소됐다.
비교적 안정세인 전세시장과 달리 전국 월세는 0.16% 올라 전달(0.15%)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순수 월세(보증금이 12개월치 월세보다 적음)는 전월 0.20%에서 0.21%로 상승 폭이 가팔라졌고, 준월세(보증금이 월세의 12~240개월치) 역시 0.18%에서 0.19%로 오름세가 뚜렷해졌다. 준전세(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치 이상)만 0.09%에서 0.08%로 상승폭 축소됐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대출 금리 인상으로 인해 전세가 부담이 큰 곳 위주로 월세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감지된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