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국내 5세대(5G) 이동통신 가입자 증가율이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운 중저가 5G 스마트폰이 대거 출시된다. 하반기 출시가 예정된 5G 중간요금제와 함께 5G 가입자 증가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15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오는 17일부터 30만원대 5G 스마트폰 ‘갤럭시버디2’의 사전 예약을 받는다. 갤럭시버디2는 LG유플러스가 단독으로 출시하는 통신사 전용폰이다.
▶본지 3월 31일자 A17면 참조
삼성전자 ‘갤럭시M23 5G’를 기반으로 만든 갤럭시버디2는 가성비가 특징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중저가 라인업은 크게 갤럭시A 시리즈와 갤럭시M 시리즈로 나뉜다. 그동안 국내엔 주로 갤럭시A 제품이 출시됐다. 반면 주요 타깃이 인도와 동남아시아 등 스마트폰 신흥국인 갤럭시M 제품은 갤럭시A과 비교해도 가격이 저렴하다. 그러면서도 카메라와 대화면, 대용량 배터리 등 스마트폰의 기본에 충실한 제품이란 평을 받는다.
통신 3사는 올해 통신사 전용폰으로 그간 주를 이뤘던 갤럭시A 시리즈 대신 처음으로 갤럭시M를 채택했다. 최근 출시된 SK텔레콤 ‘갤럭시퀀텀3(갤럭시M53 5G)’, KT ‘갤럭시점프2(갤럭시M33 5G)’ 등 역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갤럭시M 제품을 리브랜딩한 것이다. 각 사의 요금제를 통해서만 개통할 수 있는 통신사 전용폰은 고객 이탈을 막고 타사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매년 정기적으로 출시된다.
다른 중저가 5G폰의 출시도 임박했다. 삼성전자는 유럽 등 해외 시장에 먼저 출시된 올해 주력 보급형 5G폰인 ‘갤럭시A33 5G’를 이른 시일 내에 국내에 선보일 계획이다. 외산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모토로라는 최근 LG헬로비전과 제휴해 중저가 5G폰 2종을 선보인 데 이어 또 다른 신제품 ‘엣지30’과 ‘G82’ 등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스타트업인 낫싱 역시 올여름 자사의 첫 스마트폰인 ‘폰원’을 한국에 선보일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중저가 5G폰 출시가 5G 가입자 증대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국내 5G 가입자 수는 2347만1125명에 달한다. 하지만 국내 5G 가입자 증가율은 최근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 3% 중반대까지 올랐던 5G 가입자 증가율은 올해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 3월과 4월 연속으로 2%대를 나타내고 있다.
출시가 임박한 5G 중간요금제가 시장에 끼칠 영향도 관심사다. 현재 5G 고가요금제를 이용하고 있는 소비자가 중간요금제로 이동할 경우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줄어들 수도 있다는 점에서 통신사는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3G, LTE 가입자가 5G 요금제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