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 거듭하는 화장품주…"중국 경기부양에 하반기 달렸다"

입력 2022-06-15 14:03
수정 2022-06-15 14:06

중국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화장품주가 연일 추락하고 있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과 마스크 의무착용 규정 완화 등 호재에도 불구하고 최대 수출국인 중국 상황이 불투명해지면서 힘을 받지 못하는 모양새다.

LG생활건강은 15일 오후 2시 현재 3.53% 내린 62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또 다른 주요 화장품주인 아모레퍼시픽과 한국콜마 역시 2.40%, 4.01% 하락했다.


이달 들어 주요 화장품주 주가는 내리막을 타고 있다. LG생활건강은 2일부터 전날까지 주가가 11.31% 하락했다. 아모레퍼시픽과 한국콜마, 코스맥스도 각각 10.7% 10.42%, 10.44% 빠졌다. 이 기간 코스피 하락폭(-7.18%)보다 더 빠지면서 시장 수익률을 하회했다. 주가가 급락하면서 이들 4개 기업의 시가총액 합산액은 이달 초 22조5084억원에서 전날 기준 20조2736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2주 사이에 2조원 넘는 시가총액이 증발한 셈이다.

화장품주들은 이달 1일부터 상하이 봉쇄가 해제된다는 소식에 지난달 말부터 오름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주부터 수도인 베이징을 중심으로 코로나 감염이 재확산되고, 재봉쇄 우려가 퍼지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화장품주가 순이익·매출 등에 비해 여전히 고평가된 면이 있어 주가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화장품 업종이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2016년 4.4%에서 올해 1.6%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순이익 부분 비중은 2016년 1.9%에서 올해 0.7%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물가 상승 역시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콜마, 코스맥스와 같이 ODM(제조자개발생산)이 주력인 업체들은 기존 제품을 리뉴얼하거나 신제품을 기획할 때 납품가를 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올해 1분기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생산 단가 역시 크게 올랐지만, ODM사들은 납품가를 제때 조정받지 못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국내 경기보다는 중국 내수 소비 회복이 화장품 업종의 향후 주가를 결정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상반기 코로나19 봉쇄 여파로 화장품 소비가 크게 줄어들었는데, 하반기 중국 정부가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펼칠 경우 감소한 소비를 다시 되살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오는 18일 있을 중국 ‘618쇼핑축제’를 통해 중국 내수경기 회복세를 점쳐볼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과거 미·중갈등 시기 국내 회사들의 중국 화장품 수출이 크게 줄었지만 럭셔리 브랜드 제품들은 매출을 꾸준히 유지한 바 있다”며 “하반기엔 럭셔리 브랜드를 지닌 업체를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