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봐야죠"…거리두기 끝나자 모델하우스 '북적북적'

입력 2022-06-15 08:00
수정 2022-06-15 08:09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먼저 보고 나서 홍보관에 방문했는데 실제로 보니 훨씬 상세하게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PC 화면으로는 방이나 주방 크기를 가늠하기 어려웠는데 눈으로 보니 만족했고, 가전이나 가구를 직접 만져보고 열어볼 수 있어 재미도 있어요."(한화 포레나 천안아산역 홍보관 방문 관람객 A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에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던 분양 단지 모델하우스(견본주택)가 다시 북적이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돼 분양에 관심 있는 수요자들이 직접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볼 수 있는 견본주택을 찾고 있단 설명이다.

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경북 울진군에 들어서는 '울진역 센트럴 두산위브' 견본주택에는 관람객들이 몰렸다. 견본주택이 공식적으로 문을 연 지난 10일엔 울진을 비롯해 인근 각지에서 많은 수요자가 몰렸고 문의 전화도 빗발쳤다고 분양사무소 측은 전했다.

이 단지 견본주택을 방문한 한모씨(47)는 "울진에 새 아파트가 지어진다고 해 관심이 생겨 찾아왔다"며 "동해선 울진역 개통, 울진역세권 개발사업 등 호재도 있어 청약에 도전해볼 생각"이라고 했다.


부산 강서구 '강서자이 에코델타' 견본주택에도 수만명이 몰렸다. 이 단지 분양사무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견본주택이 문을 연 이후 약 8일간 3만8000여명이 방문했다. 메타버스를 통해 공개한 사이버 견본주택에도 3만여명의 실수요자들이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역시 지난달 27일 연 경북 경주시 '힐스테이트 황성' 견본주택에는 주말 3일간 5000여명이, 같은달 6일 견본주택을 오픈한 충북 제천시 '제천자이 더 스카이' 역시 주말 3일 동안 8000여명이 다녀갔다.

코로나19 사태 확산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로 견본주택은 사실상 '폐업' 상태였다. 때문에 건설사들은 사이버 견본주택을 운영하거나 유튜브 등 온라인 매체를 통해 가구 내부 영상을 제공해왔다. 수요자들은 직접 실제 공간을 보지 못하고 청약 여부를 결정해야 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비대면·사전예약 위주로 운영되던 견본주택이 거리두기 해제에 맞춰 자율 관람으로 바뀌면서 수요자들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며 "건설사 입장에선 수요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고, 수요자도 직접 보고 결정할 수 있어 모두가 만족도가 높다"고 했다.


다만 인파가 몰리는 사업장은 일부에 불과하다. 최근 수요자들이 많이 찾은 단지들을 살펴보면청약 문턱이 낮거나 대출 규제가 수도권보다 느슨한 비규제지역에 들어서는 단지가 많다. 또한 분양가 상한제 적용 등으로 인근 시세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게 나오면서 '시세 차익'이 기대되는 단지에 실수요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 다른 분양업계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조용한 가운데 이런 분위기는 분양 시장까지 영향을 미쳤다"며 "규제가 강하거나 가격이 비싼 곳은 수요자들이 관심을 두지 않는다. 비규제지역 분양 단지나 분양가 상한제 단지가 주목받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청약 성적은 지지부진하다. 올해 들어 지난 13일까지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 경쟁률은 12.15대 1을 기록했다. 지난해(19.79대 1)에 비해서도 감소했다. 2020년(27.92대 1)과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아파트 청약에서 미달한 물량 비중도 늘었다. 전국 아파트 일반공급 가운데 올해 들어 미달한 비중은 23.6%(1만3084건)로 지난해 16%(2만4274건)보다 7.6%포인트 늘어났다. 특히 수도권만 놓고 보면 올해 미달 물량 비중은 21.1%로 지난해 0.6%보다 20.5%포인트 급증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