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로또 무엇이 문제인가?] 연중기획② 하마터면 속을 뻔! 1등 50명은 8개 번호가 아닌 ‘11개 번호’에서 선택했네.. 일부 언론은 7개 번호에서 나왔다고 오보. 8개와 8위도 헷갈려

입력 2022-06-14 17:54


[김기만 기자] 오늘 기획재정부가 언론브리핑을 통해 1019회 1등 50명은 ‘우연의 일치’라고 다시 한 번 강하게 못 박았다.

사실 네티즌들은 우연의 일치 인지 아닌지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다. 기사에 많은 댓글에 조작가능성이 언급되어 있기는 하지만 이거 역시 답답한 마음에 한 줄 적으며 신세를 한탄하는 것이지 조직적으로 번호유출에 대한 의구심을 표하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역시 같은 논리로 ‘우연의 일치’라는 근거도 없다. 그냥 50명이 나올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는 정도다. 이 역시 1주일 지나면 잠잠해 질 것이다. 예전처럼.

그런데 기획재정부와 동행복권에 서운한 점이 또 한 가지 발견됐다.

지난 금요일 로또 추첨 후 토요일 오전부터 많은 언론들이 네티즌의 반응을 전하며 복권위와 동행복권의 코멘트를 달았는데, “상위 기출번호 8개에서 1등 번호 대부분이 나왔다”는 내용이었다.

실제로 그랬지만 한 가지 언론보도에 잘못이 생겼다. 대부분 똑같이 기사를 썼는데 번호 5개만을 언급하며 1등 빈도 상위 8개 번호에서 나왔다며 마치 6개 모두가 8개 번호에서 나온 것처럼 쓰면서 공동8위 번호 하나(4번)을 일률적으로 빼고 쓰기도 했다.

오늘 기재부 브리핑도 같은 뉘앙스로 기자들이 전했다. 본 기자도 전혀 의심치 않았다.

그런데 모든 언론이 그동안 일률적으로 번호 5개만 언급하는 것이(즉, 번호 6개를 언급하지 않는 것이) 이상해서 어젯밤 동행복권사이트에서 일일이 세어가며 대조를 해본결과 상위 8위로 검사한 등수에 복수의 번호가 있었다.

이제 생각해보니 공동8위 중 4번을 뺀 이유는 공동 8위 2개 번호가 오픈되면 8개 번호란 말이 어울리지 않기 때문 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 오늘기사 내용 “1019회차 당첨 번호는 1, 4, 13, 17, 34, 39와 보너스 번호 6이다. 당첨 번호별 통계에 따르면 1은 174회(3위, 이하 전체 순위), 4는 168회(7위), 13은 172회(5위), 17은 172회(5위), 34는 177회(2위), 39는 168회(7위)씩 1등 당첨 번호로 등장했다.”

정확하게 만하면 1019회 추첨 이전 기준(1018회 까지)으로 잡아야한다.

1위 1개 43번 180회, 2위 1개 (34번 176회)3위 1개 (1번 173회), 3위 1개 27번 173회5위 2개 (13번 17번 171회), 6위 1개 33번 169회7위 2개 12번 18번 168회, 8위 2개 (4번, 39번 167회)

이렇게 8위(11개 번호)에서 나왔는데 마치 8개 번호 안에서 나온 것처럼 거의 모든 언론이 쓴 것이다.

처음 보도한 언론을 따라 쓴 이유도 있겠지만 처음 쓴 언론이 동행복권의 코멘트를 달았기 때문에 동행복권이 기자에게 1차 정보 또는 보도 보충자료를 준 것으로 보인다.

기사를 다시 보자.(마치 7위 7개 번호에서 나온 것처럼 착각을 주는 안 좋은 오늘자 기사)

“당첨 번호별 통계에 따르면 1은 174회(3위, 이하 전체 순위), 4는 168회(7위), 13은 172회(5위), 17은 172회(5위), 34는 177회(2위), 39는 168회(7위)씩 1등 당첨 번호로 등장했다.”

-> 4와 39번은 8위가 되어야한다. 모두 상위 7위 번호(갯수도 7개로 착각) 안에서 나온 것으로 착각하게 한다.

게다가 1019회 1등 회수를 포함해 많이들 계산했다. 1018회까지의 통계를 인용해야 하는데 결국 모두 오보다.

1019를 합치면 8위는 사라지고 번호 4개가 공동 7위가 되어 7위안에서 6개 번호가 나온 느낌을 준다.

- 더더욱 중요한 점은 언론 모두 8개 번호에서 1등번호가 나왔다고 언급

위 표에서 보듯이 기사나 정부발표는 상위 8위 번호에서 나왔다고 만 언급해, 혼동을 줬다.

기자도 처음엔 믿었다.

‘8위 안의 번호 중 중목등수 포함 11개의 번호에서 나왔다’가 맞는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11개 번호는 8위가 아니라 공동 10위다.

1위 1개 43번 180회, 2위 1개 (34번 176회)3위 1개 (1번 173회), 3위 1개 27번 173회5위 2개 (13번 17번 171회), 6위 1개 33번 169회7위 2개 12번 18번 168회, 8위 2개 (4번, 39번 167회)

1위 43번, 2위 24번, 공동3위 1번 27번, 5위 13번 17번, 7위 33번, 8위 12번 18번, 공동 10위 4번 39번이다.

즉, 8위가 아니고 10위가 맞다. 그것도 공동 10위.

결국 상위 10위 번호 11개 중에 6개의 1등번호가 나왔다고 했어야 한다.

모든 기사를 다 읽어봤는데 이런 기준으로 쓴 곳은 없다.

그러면 고시까지 패스한 똑똑한 이들이 왜 이렇게 표현하지 않고 기자들 역시 쉬운 계산을 안 해 봤을까?

공무원들은 조금이라도 우연의 일치를 강조하기 위해 8위로 강조한 것 같고, 기자들은 누군가가 알려준 대로 첫 기사를 쓴 사람의 글을 다른 기자들이 바빠서 대부분 받아서 그대로 쓴 것 같다.

- 불신이나 유출을 의심하는 게 아니라 솔직하거나 팩트를 빗나가는 것 지적

번호 8개에서 나왔다는 기사를 보면서 우연의 일치가 맞다 고 본 기자도 느꼈는데, 번호 7개에서 나왔다는 기사를 접하면서 그럼 1등이 더 나와야하는데 라는 생각 때문에 발견한 팩트이다.

게다가 번호 8개는 대부분의 국민이 받아들였는데, 번호 11개랑 8개는 확률에서 어마어마한 차이를 보여 복권위나 동행복권의 논리를 따르기는 애매하다.

그래서 바로잡자는 것이며, 이런 것 들 때문에 공무원 본인들의 의지와 달리, 민초 국민들이 의혹을 갖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8위는 수학적으로도 통계학적으로도 틀린 표현이다. 통계를 매우 좋아하는 사람들이 10위를 8위라고 하고(아니면 공동 8위라고 하던지) 번호 11개를 8개로 착각하게 하는 이런 일은 좀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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