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물가 상승 우려로 연일 휘청대자 금을 기초자산으로 한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은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화폐 가치가 하락하면 가격이 오르는 게 일반적이다.
14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의 금 ETF인 ‘KODEX 골드선물(H)’의 순자산총액은 최근 한 달(5월 17일~6월 14일) 사이 100억원 늘어난 1938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 KRX금현물’도 같은 기간 순자산총액이 32억원 증가한 366억원을 기록했다. ‘TIGER 골드선물(H)’과 ‘KINDEX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H)’도 순자산총액이 소폭 늘었다.
‘KODEX 골드선물(H)’의 경우 지난 3월 10일 순자산총액이 2384억원까지 늘었지만 이후 감소세로 돌아서 5월 16일 1843억원이 됐다. 그러나 최근 물가 상승 우려가 되살아나면서 금 가격이 오르자 금 ETF로 자금이 다시 유입되고 있다.
금 가격이 서서히 상승하면서 마이너스를 기록하던 수익률도 최근 반전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ODEX 골드선물(H)’의 지난 3개월 수익률은 -6.8%였지만, 1개월 수익률은 2.42%로 플러스를 기록했다. ‘KINDEX KRX금현물’도 3개월 수익률은 -1.39%지만 1개월 수익률은 1.80%였다.
또 다른 안전자산인 달러에 투자하는 ETF도 환율이 급등하면서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다. ‘KODEX 미국달러선물’은 이날 장중 1만1425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KOSEF 미국달러선물’ 역시 장중 1만3545원까지 치솟으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물가지표 발표 이후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원유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은 하락했지만 금은 상승세를 보였다”며 “인플레이션 헤지(회피) 수요와 증시 약세 등 불확실성이 잇따르자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