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민들레회 결성 시도로 촉발된 여당 내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이번에는 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배현진 의원(사진)이 이준석 대표를 직격했다.
배 의원은 13일 국민의힘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혁신위원회가 이 대표의 사조직에 가깝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혁신위는 지방선거 승리 후 이 대표 주도로 구성과 활동에 속도를 내고 있는 조직이다. 국회의원 공천 시스템 혁신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
배 의원은 “처음에는 초선과 외부인사를 중심으로 혁신위를 구성한다는 것 외에 다른 내용이 없지 않았나”며 “(공천 개혁까지 목표로 삼는 것은) 대표가 거짓말한 꼴”이라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 의원은 국민의힘 후보로 경기지사 선거에 출마한 김은혜 전 의원에 이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당선인 대변인을 맡았다. 그는 친윤계 의원 30여 명이 결성을 추진한 ‘민들레회’에서 운영진을 맡을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15일 출범을 목표로 했던 민들레회는 “사조직 결성으로 분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당 안팎의 비판으로 활동이 일단 중단됐다. 이 대표는 민들레회 결성이 알려진 직후부터 ‘자잘한 사조직’이라고 지칭하며 공개적으로 출범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배 의원의 이날 발언은 혁신위를 사조직으로 비판하면서 민들레회에 대한 비판을 되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 대표가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제대로 자기 정치를 하겠다. 당에 내 의견을 더 많이 투영하겠다”고 밝힌 직후 나온 주장이라 주목된다. 당내 세력 구도에 영향을 주는 공천 시스템 개편을 포함해 보폭을 넓히려는 이 대표의 시도에 친윤계로 분류되는 배 의원이 견제구를 날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