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아파트가 경매시장에서도 외면받고 있다. 지난달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매각가)이 전국 꼴찌를 기록한 데 이어 하락 폭도 가장 컸다.
12일 부동산 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대구 지역의 지난달 낙찰가율은 83.0%로 집계됐다. 전달(91.9%)에 비해 8.9%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낙찰가율 자체도 전국 꼴찌지만 하락 폭도 전국에서 가장 컸다. 두 번째로 하락 폭이 컸던 대전(-6.3%포인트), 광주(-2.0%포인트), 울산(-0.9%포인트) 등에 비해서도 내림세가 두드러졌다.
대구 부동산시장은 일반 매매시장과 분양시장 모두 찬 바람이 불고 있다. 대구 매매시장은 세종과 함께 하락률 1·2위 자리를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첫째주(6일 기준) 대구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16% 떨어져 30주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분양시장 역시 올 들어 분양한 10개 사업장 모두 미분양을 나타낼 정도로 악화되고 있다. 하락한 아파트값과 얼어붙은 매수심리가 경매에도 반영되는 만큼 낙찰가율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대구 아파트 낙찰가율이 떨어진 것과 달리 낙찰률이 큰 폭으로 올라간 건 눈여겨볼 만하다. 낙찰가율은 감정가 대비 매각가다. 낙찰률은 전체 경매에 부쳐진 물건 중 실제 낙찰이 이뤄진 물건의 비율이다. 예컨대 낙찰률이 50%라면 10개의 경매 물건 중 5개만 주인을 찾았다는 의미다.
금리 인상 등으로 경매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지난달 낙찰률은 전국 대부분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 낙찰률은 지난달 35.6%로, 전달(55.3%)보다 무려 19.7%포인트 하락했다. 2016년 2월(35.1%) 이후 6년3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이 와중에 대구는 이례적으로 지난달 낙찰률이 전달(42.6%)보다 11.4%포인트 높은 낙찰률 54.0%를 나타냈다. 경매시장에서 저가에 아파트를 사들이려는 수요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부동산 하락장이더라도 경매시장에서 한두 차례 유찰이 이뤄지면 시세보다 크게 낮아진다”며 “저가 매수 수요가 유입된 것”이라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